박근혜-‘티아라’ 김광수의 공통점은 “문제아는 일단 자르고보자”… 우린 ‘배제 스타일∼’

입력 2012-08-08 20:10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걸그룹 티아라 소속사 김광수 대표의 공통점은?”

8일 새누리당 당직자들 사이에선 이런 농담 섞인 질문이 오갔다. 정답은 ‘배제의 리더십’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티아라 멤버 화영의 ‘왕따설’이 나돌자 화영을 아예 그룹에서 빼버리는 방법으로 사태를 수습했다. 공천헌금 의혹이 일자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을 서둘러 제명한 당 지도부와 박 전 위원장도 문제가 생기면 일단 ‘배제’하고 본다는 점에서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4·11 총선 공천헌금 파문이 확산되면서 이에 대처하는 박 전 위원장의 리더십이 당 안팎에서 도마에 올랐다. 당 관계자는 “김 대표와 박 전 위원장이 뭐가 다르냐. 무슨 일만 터지면 일단 배제시키고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캠프에선 ‘당이 알아서 결정한 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박 전 위원장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당직자는 “당 대표가 따로 있긴 하지만 사실상 박 전 위원장이 당의 가장 큰 어른이자 대표와 다름없는데 무슨 문제만 터지면 일단 자르고 보자는 식으로 나오니 누가 충성하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대선 후보인 박 전 위원장을 보호하고자 황우여 당 대표에게 대신 책임을 지도록 결정한 것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캠프 관계자는 “내가 봐도 논리적으로 옹색한 면이 없지 않다”면서 “평소 비리와 부정부패에 단호하게 대응했던 박 전 위원장이 초기에 신속하게 사과하지 못하고 타이밍을 놓친 이후 계속 스텝이 꼬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선 룰 논란 과정에서 비박(非朴·비박근혜) 진영의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을 끝내 붙잡지 못한 것 등 박 전 위원장의 ‘포용력 부족’에 대한 얘기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박 전 위원장과 김 대표는 정치학 용어로 가국체제(家國體制)의 수장, 즉 집단의 아버지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구성원이 조직을 지키기 위해 가부장의 눈치만 보게 되니 토론이나 민주적 절차를 생략한 채 배제시키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박 전 위원장 주변에서는 사태가 수습되고 당내 경선이 끝난 뒤에는 충분한 토론을 보장하고 반대편에 있던 이들까지 모두 끌어안는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친박계인 서병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직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의 제명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제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면서 “(제명이 되더라도) 검찰 수사 결과 무고한 것으로 밝혀지면 책임지고 복당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환 캠프 총괄본부장은 “정 전 대표와 이 의원도 경선이 끝난 뒤 포용해 대선을 치를 의사가 있다”고 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