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김현우 깜짝 金 비결… 순간 파워 기르기 맞춤훈련 주효
입력 2012-08-08 18:58
‘레슬링 유망주’였던 김현우가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2010년 국가대표가 됐기 때문에 큰 경기 경험도 별로 없는 데다 기술적으로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김현우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잇따라 물리친 비결은 무엇일까.
레슬링 전문가들은 김현우의 금메달 획득 비결로 타고난 힘과 근지구력에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순간 파워를 집중적으로 키웠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체육과학연구원에서 레슬링을 담당하고 있는 최규정 박사는 “김현우는 그동안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강호들을 상대할 때도 들어올리지 못한 선수가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을 자랑했다”면서도 “하지만 뛰어난 최대 근력을 짧은 시간에 집중시켜 발휘하는 파워가 부족해서 그 근력을 점수로 연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김현우는 최근 단점인 파워를 키우는 ‘맞춤 훈련’을 해왔다. 최대 근력 훈련을 하면서 그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같은 체급의 다른 선수들이 100㎏의 바벨을 10번 드는 훈련을 한다면 김현우는 105㎏의 바벨을 빠른 속도로 8번 들도록 하는 식이다. 지속적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김현우는 매일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또한 올림픽을 앞두고 변경된 국제레슬링연맹(FILA)의 규정이 라운드마다 1분30초 동안 스탠딩 경기를 치르되 어느 쪽이라도 기술 점수를 내면 파테르(한 선수가 매트 중앙에 두 손과 무릎을 대고 엎드리게 한 뒤 상대가 공격하도록 하는 것) 자세 없이 라운드를 계속 진행하도록 함으로써 체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태다.
김현우는 이를 위해 소속팀인 삼성생명의 안한봉 감독의 특별 지시 아래 언덕에서 실시되는 200m 인터벌 및 질주 훈련을 매일 2시간씩 했다. 너무나 힘들지만 체력이 오를 수밖에 없는 훈련이었다. 하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면서 상체의 근력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고 김현우는 외국 선수들과의 힘과 체력 대결에서 밀리는 법이 없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