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잘만났다 노르웨이… “베이징 빚 갚아주마”
입력 2012-08-08 22:00
열대야에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멋진 경기였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세계 랭킹 2위의 강호 러시아를 1점 차로 제압하는 ‘우생순 드라마’를 연출했고, 여자 배구 대표팀은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에 역전승을 거두고 나란히 4강에 진출했다. 두 팀이 런던에서 ‘대형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국민들은 즐겁기만 하다.
강재원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감독은 8강 상대가 정해지기 전 “러시아만 피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만큼 세계 랭킹 2위 러시아는 껄끄러운 상대였다. 러시아 대표팀의 평균 신장은 179.8㎝. 한국 대표팀보다 무려 7㎝나 더 크다. 그러나 러시아의 장신숲은 조직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악바리 우생순’ 앞에서 무너져 내렸다.
한국은 7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파크 내 코퍼 복스에서 열린 8강전에서 러시아를 24대 23, 1점 차로 물리치고 준결승에 올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따낸 한국 여자 핸드볼은 이날 러시아전 승리로 8회 연속 올림픽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하이라이트는 24-23으로 한국이 1점 앞선 상황에서 경기 종료와 함께 던진 빅토리아 질린스카이테의 9m 프리스로를 우리 수비진이 몸으로 막아낸 장면이었다. 실업 초년생 권한나는 6골을 터뜨리는 ‘깜짝 활약’을 했고, 우선희와 유은희도 5골씩 넣어 힘을 보탰다.
한국은 다른 8강전에서 브라질을 21대 19로 꺾은 노르웨이와 10일 오전 1시(한국시간)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한국은 지난 1일 조별 예선에서 노르웨이와 27대 27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결승 때 노르웨이를 꺾고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2000년 시드니올림픽 준결승에서는 1골 차로 패했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전에서도 패했는데, 당시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린 순간 노르웨이 선수의 슛이 골라인을 넘지 않았는데 득점으로 인정된 ‘오심’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김태현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