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1976년 구기 첫 메달 몬트리올 환희 잇는다
입력 2012-08-08 19:08
열대야에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멋진 경기였다.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세계 랭킹 2위의 강호 러시아를 1점 차로 제압하는 ‘우생순 드라마’를 연출했고, 여자 배구 대표팀은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에 역전승을 거두고 나란히 4강에 진출했다. 두 팀이 런던에서 ‘대형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국민들은 즐겁기만 하다.
‘Again 1976’
한국 여자 배구가 연일 강호들을 격파하며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동메달 이후 무려 36년 만에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세계 랭킹 15위의 한국 대표팀은 7일(이하 현지시간) 여자 배구 8강전에서 세계 4위 이탈리아를 3대 1로 물리치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이 강호 이탈리아를 꺾은 것은 2004년 아테네 대회 예선전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한국은 사실 이번 대회에서 중위권 전력으로, 예선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죽음의 조’라고 불린 B조(한국, 미국, 브라질, 세르비아, 중국, 터키)에서 살아남았고, 8강에서는 이탈리아마저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제 남은 것은 미국전이다. 세계 1위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다. 한국으로선 넘기 힘든 장벽이다. 실제 지난달 28일 열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국은 타점 높은 강타와 탄탄한 수비로 무장한 미국에 1대 3으로 패한 바 있다. 미국은 이번 대회 6전 전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전 이후 가진 예선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천적’ 세르비아(세계 6위)에 승리를 거뒀고, 세계 2위인 브라질을 완파하는 등 선수들의 자신감이 올라가고 있다. 주포 김연경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충분히 넘을 수 있는 상대라고 본다”면서 “서브를 강하게 때리고 블로킹이 오늘처럼만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미국과의 4강전은 9일 오후 3시(한국시간 9일 오후 11시)에 열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