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생소망교회, 原電 보상 못받아 55년된 교회 문 닫을 위기

입력 2012-08-08 21:39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보상 논란에 반세기 넘은 교회가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에 위치한 서생소망교회를 맡고 있는 문무웅 목사는 지난달 말 받아들이기 힘든 통보를 받아야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사업에서 문 목사의 교회가 사업부지 편입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문 목사는 8일 “사업부지 수용이 무산된다면 결국 원전 단지 철조망 바로 옆에 우리 교회만 덩그러니 놓이게 되는 셈”이라며 “어느 누가 우리 교회를 찾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비록 교회가 사업 부지의 경계선상에 위치해 있지만 사업대상 지역 전체와 교회의 특수성 등을 감안할 때 꼭 포함되는 줄 알았다”면서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고 난감해했다.

이에 대해 사업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측은 원칙대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수원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준비실 관계자는 “사업부지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반경 560m까지 해당되는데, 금번 사업의 경우 일부 부지가 추가로 편입된 상황”이라며 “사업부지가 속한 마을(신리 마을) 측과 이미 충분한 협의와 공청회를 거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부지에 편입된 마을은 서생면 신리 마을이며, 문 목사가 속한 교회는 경계선에 있긴 하지만 신암 마을에 속해 있어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 사업부지에서 제외될 경우 토지수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동시에 토지 보상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교회 이전이 쉽지 않다.

서생소망교회는 1957년 설립됐다. 1997년 부임한 문 목사는 2005년 교회 인근에 신고리 원전 1·2호기가 착공에 들어가면서 당초 70여명이던 성도들을 하나둘씩 떠나보내야 했다. 현재 30여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한수원의 결정대로 5·6호기 사업이 진행될 경우 성도 없는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엄습한다고 문 목사는 전했다. 서생소망교회는 향후 소속 교단인 예장통합 교단 노회 및 성도 차원에서 서명운동 등을 통해 사업부지 편입 및 보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