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 몰리는 서울시 운영 한강수영장 가보니… “워터파크와 비용 비슷” 시민들 불만
입력 2012-08-07 22:49
폭염으로 서울시가 운영하는 한강수영장에 피서객이 대거 몰리고 있으나 매점 물품가격이 턱없이 비싸고 사소한 서비스도 비용을 받고 있어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돌아본 서울 뚝섬 수영장과 여의도 수영장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성수기인 요즘은 개장 1시간 전부터 줄을 서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한강 야외수영장은 입장료가 1인당 3000∼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해 올 여름 입장객이 지난 3일 기준 30만 명을 넘었다.
수영장 내부 간이매점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메뉴가 권장소비자가격 보다 1.5∼2배 정도 비싸게 판매되고 있었다. 컵라면은 2000원, 김밥은 2500원, 떡볶이·알감자 등 분식류는 3500원이다. 이 외에도 소세지, 핫도그 등이 2000∼3000원대, 치킨은 한 접시에 5000원, 페트병에 담긴 음료수와 슬러시는 2000원이었다. 또 바람을 주입할 때는 튜브 1000원, 비치볼은 500원을 내야 했다.
시민들은 영리목적 시설이 아닌데도 수영장내 음식값 등 제반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수영장을 찾은 홍준희(19)씨는 “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이 사기업에서 운영하는 워터파크와 시설 이용비용이 비슷한 것 같다”며 “서울시가 매점 등의 위탁업체 배만 불려주고 있다” 지적했다.
음식물 반입도 이상하게 통제했다. 집에서 싸온 음식은 반입이 가능하지만 수영장 외부에서 판매하는 컵라면이나 치킨 등과 같은 배달음식은 반입할 수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쓰레기 처리 등 문제가 너무 심각해 약간의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결국 매점의 이윤을 보장해 주기 위해 외부 음식물 반입을 금지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음주와 흡연이 금지돼 있는데도 수영장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과 간이 건물 뒤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불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김모(35·여)씨는 “옆에서 당당하게 맥주를 마시고 있는 데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술을 마시고 수영하다가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영장 위탁과 매점운영을 모두 임대해 일임하고 있다”며 “초반에는 매일 나가서 점검하기도 했지만 성수기 사람이 몰리면서 관리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글·사진=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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