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면서 親盧 너무 몰아붙였나… 주춤거리는 김두관

입력 2012-08-07 19:37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기세가 주춤해졌다. 지난달 초 경선 초반에는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했지만 현재는 2위 싸움에서도 손학규 상임고문에게 밀리는 분위기다.

김 전 지사 측은 7일 원혜영 의원과 천정배 전 의원을 상임경선대책위원장으로 하는 캠프 인선을 마쳤다. 하지만 면면을 보면 힘이 빠진 정황이 포착된다. 당초 민주당 현역 의원 11명은 공식 출마선언 전인 지난 6월 성명서를 내고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이길 수 있는 야권 후보는 이장과 군수, 장관까지 역임한 인생역전의 김 전 지사밖에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달랑 6명뿐이다. 캠프의 한 인사는 “지지자들이 서울, 경남, 남해 등으로 나눠져 세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김 전 지사를 지지하는 비공식 캠프는 여의도에만 20여개가 존재한다. 천 전 의원은 “최근 캠프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는 지지율과 친노무현계에 이어 당내 제2 정치세력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도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민평련의 공식 지지후보 결정 과정에서 김 전 지사가 일찌감치 3위권으로 밀려났다. 이후 민주당 대선구도는 ‘문재인 대 손학규’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다 친노면서도 친노가 아니라고 한 전략까지 안 먹힌 듯하다”며 “참여정부 실패론 등을 거론하며 문 상임고문을 거칠게 몰아세웠던 것도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병원 캠프 홍보위원은 “김 전 지사가 출마 선언한 지 8일로 한 달째를 맞는다. 난립해 있던 지지조직들을 하나로 묶은 ‘무지개 연합팀’이 조직적으로 더 큰 힘을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문 고문을 뺀 비문(非文) 후보들은 경선 합동연설회 룰 변경 가능성에 반발했다. 당 중앙선관위는 경선 흥행을 위해 13차례 연설회 가운데 3곳에서는 프레젠테이션(PT), 다른 3곳은 찬조연설 방식을 각각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고문은 당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나머지 후보들은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특정 후보를 위한 방식 아니냐’며 반대하고 있다. 정세균 상임고문 측 이원욱 대변인은 “경선이 시작돼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중앙당이 룰을 변경하려는 시도는 불공정 경선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