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美 이슬람사원 방화… 9·11 앞둔 증오범죄

입력 2012-08-07 19:22

미국 위스콘신주 시크교 사원에서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모스크(이슬람사원)가 방화로 보이는 화재로 전소됐다. 9·11테러 11주년을 앞둔 미국에서 종교, 인종과 관련한 증오 범죄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6일 오전 3시30분쯤(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서남부의 조플린에 위치한 모스크에 화재가 발생해 사원 전체가 불탔다. 화재 시점이 새벽예배 1시간 전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지역의 무슬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재스퍼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지난 7월 4일에도 같은 모스크에 방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감시카메라에 모스크 지붕에 화염병을 던지는 용의자의 모습이 찍혔고 연방수사국(FBI)은 5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워싱턴에 있는 무슬림인권센터는 이번 화재와 시크교 사원 총격사건을 계기로 모스크와 다른 예배소에 대한 경계를 강화할 것을 경찰에 요구했다.

한편 시크교 사원 총기난사범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40)는 백인우월주의자 음악밴드를 이끈 욕구불만을 가진 신나치주의자라고 인권단체 ‘남부빈곤법센터(SPLC)’가 밝혔다. 특히 페이지는 2010년 백인우월주의자 한 웹사이트 인터뷰에서 자신은 2000년부터 고향인 콜로라도를 떠나 백인우월주의자 음악계 일원으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2005년에는 ‘엔드 애퍼시(End Apathy)’란 헤비메탈 밴드를 만들어 활동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