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헌금 의혹 파문] “돈 안내고 비례의원됐다고 화살 퍼붓더라”
입력 2012-08-07 19:14
새누리당의 4·11 총선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진 뒤 여의도 정가에선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흉흉한 이야기들이 나돌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자유선진당(현 선진통일당)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한 박선영 전 의원은 7일 “단돈 1원도 내지 않고 (국회에) 들어가니까 모든 사람이 제게 돈 한 푼도 안 내고 비례대표 됐다고 화살을 퍼붓더라”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그걸 뒤집어 말하면 비례대표는 다 돈을 내야 한다는 해석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박 전 의원은 “18대 국회 초반에 심지어 공식회의 석상에서도 그런 식으로 저를 몰아붙이기에 ‘그렇게 돈 내고 비례대표 하는 사람이 소원이면 양정례 같은 사람 데려오고 줄줄이 잡혀가 보라’고 받아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양정례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됐다가 공천헌금 15억원을 낸 사실이 드러나 의원직을 박탈당한 인물이다.
박 전 의원은 “1번부터 10번까지는 얼마, 11번부터 20번까지는 얼마 이런 말이 아주 공공연하게 돌았다”며 “그것이 (공천) 사후에는 특별당비라는 이름으로, 사전에는 알음알음 걸리지 않는 범위에서 행해졌다”고 말했다. 또 “비례대표뿐 아니라 지역구 공천에도 굉장히 많은 비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지역구를 양보하는 대신에 어떻게 하라는 식의 얘기가 수도 없이 많이 돌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검찰이 여의도에 떠도는 돈 관련 소문을 마음먹고 캐보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올 것”이라며 “검찰이 과감하게 공천 문제를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진통일당 핵심 관계자는 “누가 그런 이야기를 (박 전 의원에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선진당 비례대표 공천에서 돈이 오갔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자기가 깨끗하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이회창 총재가 정치자금 문제에 대해선 과민하다 할 정도로 철저하게 대응했다. 만약 문제가 있었다면 친박연대와 창조한국당 공천헌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 선진당만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나래 유성열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