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양2로 V2˝… 4년후도 공중 지배한다
입력 2012-08-07 18:58
양학선(20·한체대)이 6일(현지시간) 한국체조 올림픽 도전 52년 만에 첫 금메달을 딴 데는 체조협회와 지도자,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체육과학연구원 등이 똘똘 뭉쳐 ‘양학선 금메달 프로젝트’를 가동한 데 힘입었다.
역대 올림픽에서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로 선전했지만 금메달에 목말라했던 체조인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기필코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육성종목은 강세를 보이던 평행봉에서 도마로 자연스레 옮겨갔다. 양학선이란 걸출한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광주체고 3학년이던 청소년이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체조강국 중국의 텃세를 뿌리치고 금메달을 가져왔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여홍철(현 경희대 교수) 선수가 은메달을 딸 때의 기술 ‘여2’(구름판을 정면으로 밟고 공중 두 바퀴 반 회전)로 무장한 양학선이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했다.
대표팀 조성동 감독은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와 더불어 ‘여2’에 반 바퀴를 더 도는 기술을 보태기로 했다. 런던올림픽 1년7개월 전 ‘양학선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때마침 체육과학연구원에 도입된 초고속카메라가 잡은 양학선의 도마 영상이 빠른 자세교정과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렇게 탄생한 신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또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했다. 이번에는 협회가 나섰다. 협회는 양학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해 7월 경기도 고양에 세계 정상급 선수와 심판들을 초청, 총상금 10만5000달러를 걸고 코리아컵 대회를 열었다.
양학선은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된 그 대회에서 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1080도)를 비틀어 내리는 새로운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아드리안 스토이카 국제체조연맹(FIG) 기술위원장 등 심판진은 회의 끝에 양학선의 기술에 대해 최고 난도인 ‘7.4점’을 주기로 합의했다. 마침내 올 초 FIG 규정집에 최고 난도(7.4점) 연기 ‘YANG Hak Seon(양1)’으로 등재되기에 이르렀다.
양학선은 이날 1차 시기에서 착지할 때 한 걸음을 떼며 불안했지만 참가 선수 중 가장 난도 높은 이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0.30이 감점됐어도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양학선은 4년 후 올림픽에서는 ‘양2’(양1을 발전시켜 반 바퀴를 더 돌아 총 1260도 회전하는 기술)를 앞세워 대회 2연패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양학선은 7일 “지금 ‘양2’를 개발할 생각을 갖고 있다”며 “4년 후 올림픽에는 ‘양2’로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