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30세 유승민-32세 주세혁-35세 오상은 男탁구 단체 중국과 결승전
입력 2012-08-08 00:27
한국 남자 탁구가 홍콩을 3대 0으로 물리치고 올림픽 첫 단체전 결승 진출이 확정된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 한국팀은 조양호(대한항공 회장) 탁구협회장 등 임원진의 축하를 받으며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개인전 노메달에 이어 전날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에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된 터라 탁구인들은 마치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쁨에 넘쳤다.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녀 동반 동메달보다 나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었다.
유남규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중국과의 결승전은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유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히 중국이 앞서지만 우리 선수들도 열 번 맞붙어 한두 번 이길 수 있는데 그때가 바로 이번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감독은 이어 “올림픽 무대에는 변수가 많다”면서 “올림픽에 처음 출전하는 중국의 마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또 “중국 탁구는 워낙 기본기가 탄탄해 조심스럽게 경기해서는 이길 수 없다. 결승전에서는 5점 안쪽에서 되든 안 되든 선제공격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팀의 에이스인 주세혁(10위·삼성생명)이 희귀질환을 앓으면서 경기에 출전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주세혁은 지난 5월 자가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는 베체트병이 발견됐다. 설상가상으로 치료약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한 금지약물을 포함하고 있어 투약에 어려움이 많았다. 결국 국제탁구연맹(ITTF)에 미리 신고하는 절차를 밟고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개인전 1회전에서 북한의 김혁봉(77위)에게 패하는 등 컨디션이 저조했지만 이날 홍콩전 두 번째 단식에 출전, 수비탁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장티아니를 가볍게 꺾고 승리에 일조했다.
2004년 아테네에 이어 두 번째 도전 만에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게 된 주세혁은 “최근의 도핑에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와 다행”이라며 “결승전에는 주눅 들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쏟아내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최근 10년간 한국 탁구를 짊어지고 있는 오상은(35) 주세혁(32) 유승민(30) 등 ‘올드보이’들이 나서는 결승전은 8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에 열린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