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황색 탄환’ 불운을… ‘미녀새’ 세월을… 넘지 못했네

입력 2012-08-07 22:09

류샹(29·중국)과 옐레나 이신바예바(30·러시아).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육상 스타가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부상과 세월의 한계에 울었다. 두 선수 모두 최근의 부진을 씻고 정상의 자존심을 찾으려 했으나 무산됐다.

8년 만의 올림픽 정상을 노리던 ‘황색 탄환’ 류샹은 7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허들 110m 예선에서 허들에 걸려 넘어지면서 탈락했다. 예선 6조에서 뛴 류샹은 가장 빠른 스타트를 보였지만 첫 번째 허들을 넘는 순간 왼쪽 다리가 걸리면서 트랙 위로 넘어졌으며 오른쪽 발목에 부상까지 입었다.

류샹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선수 사상 처음으로 단거리 종목을 제패했다. 2006년에는 12초88을 찍어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고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조국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선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예선에서 기권했고,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맞수’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와 치열한 접전 중 로블레스의 손에 방해를 받아 은메달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렸으나 독일에서 마무리 훈련 도중 오른발 부상이 재발했다. 다만 부상에 시달리더라도 세계 정상급의 선수가 허들에 걸려 넘어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장대높이뛰기의 ‘여제’ 이신바예바는 6일 결선에서 4m70으로 동메달에 그쳤다. 이날 이신바예바의 점프는 전성기 때의 탄력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기록 5m6에 훨씬 못 미치는 저조한 기록으로 4m75를 넘은 제니퍼 수어(미국)와 야리슬레이 실바(쿠바)에게 금메달과 은메달을 넘겨줘야 했다.

이신바예바는 실외 세계기록(5m6), 실내 세계기록(5m1) 보유자로 28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 치운 이 종목의 ‘절대 강자’였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4m65로 6위에 그쳐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당초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가 예상됐던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직전 왼쪽 허벅지 근육에 상처를 입어 훈련을 제대로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는 이유였다.

장지영 이도경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