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태극주먹 매운맛 한순철 銅 확보… 24년만에 금빛 펀치 기대

입력 2012-08-07 18:52


한국 복싱의 간판 한순철(28·서울시청)이 남자 라이트급(60㎏) 8강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순철은 6일(현지시간) 런던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8강전에서 파즐리딘 가이브나자로프(21·우즈베키스탄)를 16대 13 판정으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복싱은 3∼4위전이 없어 준결승에만 오르면 최소한 동메달이 주어진다.

한순철은 경기가 끝난 뒤 “링에서 죽을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면서 “심판이 내 손을 드는 순간 너무나 짜릿했다”고 말했다.

그가 목숨 걸고 링에 오른 이유는 두 가지다. 그는 현재 대학생인 아내(22)와 두 살배기 딸과 함께 가정을 꾸린 상태인데 아직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입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결혼식이다. 그는 혼인신고만 했을 뿐 아직 아내에게 면사포를 씌워주지 못한 상태다. 한순철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뒤 여유를 갖고 결혼식을 치를 계획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던 이승배 복싱대표팀 감독도 한순철에게 “딸과 군대를 생각하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한순철은 10일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리투아니아)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페트라우스카스는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인 도메니코 발렌티노(이탈리아)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순철이 페트라우스카스를 이긴다면 복싱에서 한국 선수가 결승에 오르는 것은 이 감독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런던에 왔다”며 “우승해서 복싱의 인기를 다시 살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