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핸드볼 레전드’ 역사 속으로… 올림픽 5회 출전 윤경신 대표팀 은퇴 “시원섭섭”
입력 2012-08-07 18:55
그에게는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다. 이번만큼은 꼭 메달을 거머쥐겠다고 수백 번도 더 다짐했다. 그러나 또 빈손이었다. “시원섭섭합니다. 20년 넘게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는데, 이제 선수로서 대표팀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그러네요.”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태극기를 높이 들고 당당하게 입장한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 윤경신(39). 그의 올림픽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6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파크 내 코퍼 복스에서 열린 남자 핸드볼 조별리그 5차전 대한민국-덴마크전. 한국이 24대 26으로 뒤진 가운데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윤경신은 코트로 걸어 나가 관중을 향해 박수를 쳤다. 이별의 박수였지만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는 박수이기도 했다.
윤경신은 이번이 다섯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그러나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런던올림픽이 마지막 기회였다. 그는 몸을 사리지 않고 뛰었으나 나이를 속이진 못했다. 이번 올림픽 성적은 5경기 출전에 4골. 그는 스스로를 책망했다. “체력도 많이 떨어졌고 움직임도 상대팀에 많이 읽혔습니다. 후배들이 열심히 준비했는데 체력 저하로 많이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요.”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92년 멋도 모르고 바르셀로나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윤경신은 이번 올림픽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무리 짓고 싶었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큰 활약을 할 수 없었기 때문.
덴마크전은 윤경신이 꼭 이기고 싶었던 경기였다. 한국이 4전 전패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종전에서 이겨 한국 핸드볼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던 것.
런던으로 떠나기 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윤경신은 이렇게 말했다. “선수로서는 마지막 올림픽이 되겠지만, 앞으로 국가가 불러 준다면 지도자로서 올림픽 메달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윤경신은 지도자로 한국 핸드볼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경희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당분간은 논문 준비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의 올림픽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