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우린 서로 사랑하라 명령받아” 대천덕 신부의 통일염원 절절
입력 2012-08-07 18:11
대천덕 신부의 통일을 위한 코이노니아/대천덕 지음, 벤 토레이 엮음/홍성사
강원도 태백의 영성 수련장인 예수원을 창립한 고 대천덕 신부의 10주기를 맞아 아들 벤 토레이 신부가 ‘한반도의 통일’을 주제로 생전에 대 신부가 쓴 글을 엮었다. 대 신부는 ‘통일 논단’ ‘신앙계’ ‘길’ 등의 매체에 통일 관련 글을 기고했다. 통일은 대 신부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붙잡았던 사명.
미가서 6장8절과 같이 평생 정의와 자비, 겸손의 삶을 산 대 신부는 평소 적극적인 나눔을 통해 ‘통일을 위한 코이노니아’를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 헬라어 코이노니아(교제, 사귐, 나눔)는 중요한 개념이었다. 그는 북한과 남한을 연결해 줄 유일한 중간 지대로 코이노니아 정신을 제시했다.
“북한의 전체주의와 남한의 무책임한 자유주의를 연결해 줄 중간 지대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코이노니아 현상입니다. 코이노니아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서로 서로’이고, 이 말은 성경 전체를 통해 계속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고 명령 받았고, 이것은 아주 현실적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분명히 들었습니다. 우리는 현실적인 짐이든, 심리적 짐이든, 아니면 영적인 짐이든, 서로의 짐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27쪽)
대 신부는 한반도에서 정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와 진보 모두 그를 좋아하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했다. 그가 언제나 정의라는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성경에는 정의와 관련된 내용이 1100번도 넘게 나온다면서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정의를 구하라”는 말은 우리의 모든 삶 속에서 구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토지의 문제, 통일의 문제에서 정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책에는 통일 뿐 아니라 노동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대 신부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서 주신 신성한 사역으로 생각하며 ‘주께 하듯’ 하라고 권면했다. 여기서도 코이노니아가 중요하다.
“주님께서 나를 불쾌한 종류의 일에 놓으셨다면 아마도 그 이유는 같은 일터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을 돕고 그들을 예수님께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만일 하나님을 내 상관으로 모신다면, 다른 어떤 상관도 내 사람을 망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어떠한 종류의 일이라도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132, 133쪽)
책을 엮은 벤 토레이 신부는 “아버지는 여든이 되자 하나님께서 당신의 남은 생애를 남북한의 통일을 이루는 데 바치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고 말하셨다”면서 “일부 글은 20여년 전에 쓴 것임에도 마치 오늘날 쓰인 것처럼 적용되는 것을 볼 때 아버지의 탁월한 혜안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의 모든 내용은 영문으로도 소개되어 있다.
이태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