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히자브 총리 반군에 합류… 요르단으로 탈출

입력 2012-08-07 01:43

리아드 히자브 시리아 총리가 요르단으로 탈출해 반군에 합류했다고 AP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3월 시리아 사태가 벌어진 이후 정부에서 이탈한 인사 중 최고위급이다. 군 장성과 외교관에 이어 내각의 최고위급 인사들까지 이탈하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히자브 총리는 대변인 무함마드 알 오타리를 통해 성명을 내고 “나는 오늘 학살과 테러의 체제에서 탈출했다”면서 “반군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이탈이 “시리아가 비무장 시민들에게 저지른 전쟁범죄, 인종청소, 야만적 살인과 학살을 겪고 있을 때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타리 대변인은 알자지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히자브 총리의 이탈은 2개월 이상 계획된 것이며 총리는 곧 카타르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 정부 관리 역시 그가 가족과 함께 시리아를 탈출해 요르단에 머물고 있다고 확인했다. 히자브 총리 외에도 장관 3명과 보안기관 고위장교들이 함께 탈출했지만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히자브 총리의 탈출 소식에 앞서 시리아 국영TV는 히자브 총리가 취임 2개월 만에 해임됐다고 보도했지만 해임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국영TV는 또 오마르 갈라완지 부총리가 임시 총리로 지명됐다고 밝혔다. 농업장관을 역임한 히자브 총리는 지난 6월 총선을 치른 뒤 행한 개각 때 총리로 임명됐다.

지난달 아사드 정권에 치명상을 입힌 국가보안청 폭탄공격을 신호탄으로 아사드 정권의 ‘이너서클’을 이루는 고위급 인사의 망명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시리아를 탈출한 마나프 틀라스 공화국수비대 준장, 나와프 알 파레스 이라크 주재 대사와 마찬가지로 히자브 총리 역시 알라위파인 아사드 정권에 충성하던 수니파라고 CNN방송이 전했다.

내각 최고위급 인사의 탈출 소식에 반정부세력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시리아 국가위원회(SNC)의 압델 바세트 세이다 위원장은 “히자브의 탈출을 환영한다”면서 “정권이 해체되고 있으며 종말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한편, 수도 다마스쿠스와 제2도시 알레포에서는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다마스쿠스 도심의 국영TV 방송국에서는 이날 오전 폭탄이 터져 방송국 직원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하루 시리아 전역에서 벌어진 교전으로 최소 44명이 사망했다고 반정부단체인 지역조정위원회가 밝혔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