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 국경초소 피습… 수비대 16명 사망
입력 2012-08-06 19:19
이집트 북동부 시나이반도에서 5일(현지시간) 국경 수비대원 16명이 이슬람주의 무장괴한들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도 시험대에 올랐다.
이날 일몰 직후 유목민 복장에 마스크를 쓴 괴한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연결되는 카름 아부 살렘 검문소 인근 초소에 들이닥쳤다. 대원들은 라마단 하루 금식을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괴한들은 자동 소총을 난사하고 흉기를 휘두른 뒤 수비대 차량 2대를 탈취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경 진입을 시도했지만 즉시 대응에 나선 이스라엘군에 막혀 이집트로 귀환해야 했다.
차량 1대는 이스라엘 헬기 공격으로 파괴됐고 다른 차량 1대는 이스라엘 국경으로 돌진하는 과정에서 폭발했다. 이 과정에서 괴한 5명이 사살됐다.
무르시 대통령은 군부와 긴급회동을 갖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 비열한 범죄는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이 지역의 통제권을 다시 가져오겠다”고 선언했다. 이집트는 가자지구와의 교역로인 라파 국경을 폐쇄했다.
가자지구 인근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했기 때문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이집트 관영 메나(MENA)통신은 괴한들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서 온 지하드(성전·聖戰) 조직원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며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지배에 맞설 뿐 이집트 군인들을 공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무르시 대통령이 속한 무슬림형제단과 가까운 사이기 때문에 범인 중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포함돼 있을 경우 관계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시나이반도에서는 지난해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병력 감소로 유혈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차량을 공격해 8명이 사망했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