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불티’… 가입자 해마다 2배씩 껑충
입력 2012-08-06 21:41
주택연금(역모기지론)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다. 여기에 정부가 가입요건을 완화하고 민간은행의 역모기지론에도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등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 주택연금 가입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2008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신규 가입건수가 누적으로 9665건이라고 6일 밝혔다. 올 들어 매월 신규 가입건수가 300건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이달 중순 1만 번째 가입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은 만60세 이상의 고령자가 소유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동안 매월 연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이나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노인복지주택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
주택연금은 2007년 7월 출시 이후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8년 695건이던 가입건수는 2009년 1124건, 2010년 2016건, 지난해 2936건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신규 가입건수가 2379건으로 지난해 전체 가입건수에 육박했다.
주택연금이 불티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자금을 보장한다는 데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시가 3억원인 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정액형(평생 동일한 월지급금을 받는 방식)에 가입할 경우 가입시점이 만 60세이면 매월 72만원, 만 70세이면 매월 103만9000원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
부부 모두 사망한 뒤에 주택을 처분·정산해 연금수령액이 집값을 초과해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반대로 집값이 연금수령액보다 높을 경우 상속인에게 차액을 돌려준다.
하지만 아직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강하다. 주택연금의 누적 신규 가입건수를 광역시·도별로 나누면 경기도가 36.1%(3297건)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높았다. 이어 서울(34.2%·3129건), 인천(6.0%·551건), 부산(6.0%·537건) 순이었다. 경기도와 서울,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가입건수 비중은 76.3%에 이른다.
이는 수도권 집값이 지방보다 비싸기 때문에 담보로 제공하고 받을 수 있는 연금액수가 많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수도권 집값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가입을 서두르게 하는 효과도 크다. 일찍 가입할수록 더 높은 담보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택연금은 부동산에 편중된 고령층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바꾸기 때문에 수도권 이외 지역 가입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