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도마 양학선, 체조역사 다시 썼다… 사상 첫 금메달

입력 2012-08-07 01:37

# 1차 시기. ‘도마 천재’ 양학선(20·한체대)이 스포츠카처럼 내달려 구름판을 밟고 날아올랐다. 체공 높이는 3븖. 양학선은 공중에서 1080도(3회전) 비튼 뒤 착지했다. 그러나 불안했다. 중심을 잃고 두 걸음이나 앞으로 걸어나가고 말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YANG Hak Seon·양1)’ 기술로 얻은 점수는 16.466점.

# 2차 시기. 양학선은 숙련된 기술 ‘스카라 트리플(옆으로 손 짚고 3바퀴 비틀기)’로 승부수를 띄웠다. 도움닫기, 도약, 공중 연기, 착지 모두 깔끔했다. 점수는 16.600점.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나온 순간이었다. 한국 체조는 그간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4개만 땄을 뿐 52년간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양학선은 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아레나서 열린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시기 평균 16.533점을 얻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체조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건 1960년 로마올림픽에 첫 출전한 이후 52년 만이다.

결선에 오른 8명 중 가장 마지막 순번으로 연기한 양학선은 앞선 7명의 경쟁자가 펼치는 동작을 보고 자신의 기술 난도를 결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매우 유리한 입장이었다. 첫 번째부터 세 번째 출전 선수까지는 양학선의 적수가 못 되었다.

하지만 네 번째로 출전한 우크라이나의 이고르 라디비로프가 1차에서 완벽한 착지로 16.400점을 받으며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결국 라디비로프는 1, 2차 합계 16.316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출전한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도 좋은 성적을 냈다.

예선에서 양학선을 제치고 1위로 올라온 아블랴진은 1차 시기에서 7.0 난도에 완벽한 착지로 16.433점을 얻었다. 이어 난도를 7.2로 올린 2차에서도 착지 때 한 발이 더 나갔지만 16.366점으로 1, 2차 합계 16.399점으로 1위로 올라섰다.

결국 마지막 선수로 나선 양학선은 예선 때 사용하지 않았던 비장의 무기 ‘양1’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양1’은 양학선이 지난해 21년 선배인 여홍철(경희대교수)의 전매특허인 ‘여2’를 한 단계 발전시켜 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트는 신기술이다.

한국은 양학선의 금메달로 7일 오전 0시50분(한국시간) 현재 금메달 11개, 은메달 5, 동메달 6개로 종합 순위 4위를 굳건히 지켰다.

한편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26)는 남자 육상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는 5일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9초63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볼트는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1984년 로스앤젤레스·88년 서울 대회)에 이어 올림픽에서 남자 100m를 연속 제패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