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 재건성형수술, 어리다고 미루지말라

입력 2012-08-06 17:50


건강상의 이유로 어린 나이라도 꼭 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선천성 기형 또는 뜻밖의 사고로 원형을 손상, 재건성형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다. 미관상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냥 방치할 경우 기능장애를 동반할 우려가 많기 때문이다. 방학 기간은 최소 10일 이상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이런 기형을 고치기에 좋은 기회다. 골격계가 급격히 성장하는 사춘기 이전이라도 성형수술을 해주는 게 좋은 안면 및 손, 귀 기형 교정에 대해 알아본다.

◇언청이, 치료시기 놓치면 언어교정 어려워=속칭 언청이로 불리는 ‘구순·구개열’은 윗입술과 잇몸, 입천장 쪽에 발생하는 선천성 안면기형이다. 단순히 윗입술만 갈라진 형태의 구순열은 얼굴에 나타나는 외형상의 문제를, 입천장까지 벌어지는 구개열은 구강과 비강 구조에도 변형을 유발, 언어 장애까지 일으킨다.

따라서 재건성형수술이 아주 중요하다. 만일 그렇지 못하면 정신적 후유증뿐만 아니라 훗날 교정해준다고 해도 얼굴뼈 발육장애가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물론 그동안 입에 밴 잘못된 발성습관과 언어 교정에도 큰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구순·구개열을 바로잡는 수술은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대개 생후 3∼4개월 때 구순열을 교정하고, 언어기능의 정확한 발달과 합병증 예방을 위해 본격적으로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생후 12∼18개월 사이에 구개열 교정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 수술 후 입술과 코의 비대칭으로 인한 2차 기형 교정은 초등학교 또는 중학교 입학 전후에 해준다. 그리고 얼굴뼈 성장이 끝나는 대학 입학 전까지의 방학기간을 이용해 수술흉터를 제거하는 수술로 마무리한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윤인식 교수는 “구순·구개열 교정 수술은 단순히 미관상의 문제뿐 아니라 발음 및 섭식 장애 개선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치과 전문의와의 협진이 필수”라고 말했다.

◇소이증 성형은 외모보다 청력보호 중요=태아가 자라면서 귀 발생 부위의 이상으로 귀가 형성되지 않은 ‘소이증’도 조기 수술이 필요한 선천성 기형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소이증은 대부분 한쪽 또는 양쪽 귀가 정상보다 훨씬 작은 모양으로 변형돼 있다. 선천성 외이도 폐쇄증으로 아예 귓구멍이 꽉 막힌 경우도 많다. 이때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해 언어발달, 학습, 발음 등에서 갖가지 문제를 겪게 된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성장하면서 대인관계는 물론 자신감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수술은 이 같은 후유장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술하기 가장 좋은 때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직전이다. 귀 모양을 재건해줄 때 필요한 이식용 연골은 보통 환자 자신의 늑골에서 채취하는데, 7세 무렵이 돼야 귀의 외곽 구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입학 후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기형적인 귀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심리적인 상처를 씻는 이점도 기대된다.

한림의대 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서인석 교수는 “귀는 4세까지 성인이 됐을 때 크기의 약 85% 수준까지 성장한다”며 “만약 아이가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갖지 않는다면 7세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건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손·발가락 기형교정은 4세 이전이 적기=‘다지증’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비정상적으로 더 생겨서 6개, 혹은 그 이상이 된 기형을 말한다. 대개 엄지손가락과 새끼발가락 쪽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또 ‘합지증’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분리되지 않고 두 개, 혹은 그 이상이 서로 붙어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정상적이라면 태생기 7∼8주 사이에 분리가 돼야 할 손가락 또는 발가락이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탓으로 발생한다.

이밖에 한 손가락이 유독 짧은 ‘단지증’도 생길 수 있는데, 대개 손이 작은 유아기 때는 모르고 지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후 알게 된다. 이 역시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되기 쉬워 기형 부위의 노출을 극도로 꺼리거나 수치심을 느끼는 등 심적 고통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조기 교정 수술이 필요하다. 보통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수술해주고, 늦어도 4세 전에 해주는 것이 좋은 것으로 돼 있다.

뼈 성장이 완전히 끝난 뒤 해야 하는 미용성형과 달리 다지증 합지증 등의 손·발가락 기형 교정은 골격 성장기에 해줘야 회복도 빠르고 효과도 좋기 때문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