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여자복싱 개막… 양성평등 새 역사
입력 2012-08-06 18:41
런던올림픽의 양성평등의 상징인 여자복싱이 5일(현지시간) 첫 펀치를 날렸다.
여자복싱은 런던 엑셀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플라이급(48∼51㎏)을 개막전으로 역사적인 시작을 알렸다. 개막전의 주인공은 북한의 김혜성과 러시아의 엘라나 사벨리예바. 김혜성이 첫 펀치를 날렸지만 경기는 사벨리예바가 12대 9 판정승을 거뒀다.
그동안 하계올림픽에서 유일하게 금녀 종목이었던 여자복싱이 이번 대회부터 정식 채택된 만큼 언론의 관심도 집중됐다. 이날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하나하나가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개막전’ 승리의 주인공인 사벨리예바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며 “여자복싱에 대한 내 자부심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첫날은 개막전을 비롯해 라이트급(60㎏), 미들급(75㎏) 등 총 12경기가 펼쳐졌다. 복장에 대한 통일된 규정이 없는 만큼 이날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 몇몇은 치마를 입고 링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의 박진감은 남자복싱과 별다를 것이 없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입을 모아 “그동안 올림픽 무대에 서는 순간을 기다려 왔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2001년 사상 첫 여자복싱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는 인도의 복싱 영웅 마리 콤은 폴란드의 카롤리나 미찰츠주크에 승리를 거둔 뒤 “모든 운동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뛰고 싶어하지만 나는 지난 12년 동안이나 기다리고 기다렸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