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탄환’들은 볼트를 따르고 볼트는 빛을 쫓아가다

입력 2012-08-06 19:20


‘번개’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가 부상과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의 실격이라는 악몽을 떨치고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임을 또다시 입증했다.

볼트는 2009년 8월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58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허리와 아킬레스건 부상을 달고 다녔으며 지난달에도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채 나선 자메이카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신성’ 요한 블레이크(23)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 지난해 대구 세계대회 결승에서의 부정 출발은 심리적인 위축을 가져다줬다.

실제 볼트는 5일(현지시간) 100m 우승 직후 “대구의 기억은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녔다. 잊어버렸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트랙에 선 순간 내 이름을 외치는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들려왔고 그 순간 모든 악몽은 날아가 버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볼트는 제2의 고향인 런던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볼트는 평소 런던에 거주하며 훈련을 해왔다.

런던 대회 100m 결승 결과는 앞으로 볼트의 시대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고 있다. 볼트는 출발부터 결승선까지 41걸음(스트라이드)을 기록했다. 이는 베를린 세계대회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울 당시 40걸음에는 약간 못 미쳤으나 베이징올림픽 때와 같은 보폭이다. 그만큼 컨디션도 전성기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의미다. 또 볼트의 가장 큰 약점인 출발 반응시간도 좋아졌다. 이번 런던 대회 100m 결승에서 볼트의 출발 반응시간은 0.165초로 0.178∼9초대를 찍은 블레이크와 저스틴 게이틀린(30·미국)보다 빨랐다. 전성기였던 4년 전 베이징 대회 때와 똑같은 출발 반응시간이었다.

이에 따라 볼트는 이제 자신의 주종목인 200m에서 메이저대회 4회 연속 우승과 함께 세계신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볼트는 200m에서 베이징올림픽, 베를린 세계대회, 대구 세계대회까지 메이저대회 3차례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대구 세계대회에서도 볼트는 100m 실격 파동을 딛고 200m에서는 세계신기록(19초19)에 약간 모자란 19초40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볼트는 “전설이 되기 위해선 200m 우승이 필요하다. 200m는 나의 메인이벤트이다. 나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자 200m 결승은 한국시간 10일 오전 4시55분에 열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