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진종오, 본선 5위서 대역전극…3회 출전 3개 메달 쾌거
입력 2012-08-05 22:37
역시 명사수였다. 진종오(33·KT)는 5일(현지시간) 후배인 최영래(30·경기도청)와 선의의 경쟁 끝에 한국 사격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본선 5위에서 차례로 경쟁자들을 제압하며 대역전극으로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남자 50m 권총에서 진종오는 본선 점수 562점으로 전체 5위의 성적으로 결선에 진출했다. 최영래는 본선 569점으로 깜짝 1위로 결선에 올랐다.
총 10발을 쏘는 본선에서 진종오는 첫발을 10.2점에 맞추며 역전의 신호를 알렸다. 본선까지 5위였으나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진종오는 조금씩 1위와의 거리를 좁혀 9발째엔 최영래에 1.6점차 뒤진 2위까지 올라왔다.
결국 메달 색깔이 바뀌는 마지막 한 발. 먼저 쏜 최영래는 중압감을 견딜 수 없었는지 8.1점을 기록했다. 한 번 더 호흡을 가다듬은 진종오는 방아쇠를 당겼다. 점수는 10.2점. 결국 진종오는 본선과 결선 합계 662.0점으로 최영래(661.5점)에 불과 0.5점 앞서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진종오는 한국 사격의 ‘전설’이 됐다. 한국 사격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따내고, 올림픽에서 두 개 이상의 메달을 따낸 한국 사수도 그가 처음이다. 진종오는 동시에 3개 대회 연속으로 올림픽에 나서 모두 메달을 딴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사격 선수로는 당연히 처음이다. 진종오는 주종목인 50m에서 올림픽 2연패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고, 하계 올림픽 개인종목을 2연패한 최초의 한국 선수라는 타이틀도 함께 차지했다. 레슬링의 심권호가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체급이 달라 한 종목 2연패는 아니었다.
한편 진종오와 선의의 경쟁 끝에 은메달을 딴 최영래는 이번 대회를 통해 무명 선수에서 일약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최영래는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도 2010년이 처음이었고 올림픽도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일 정도로 베일 속에 가려진 선수였다. 이번 런던 대회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이대명(24·경기도청)과 불꽃튀는 경쟁 끝에 출전권을 따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