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당시 육참총장 장도영 前 국방장관
입력 2012-08-05 20:38
‘5·16 쿠데타’의 얼굴마담이었던 장도영 전 내각수반이 지난 3일 밤(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별세했다. 향년 89세.
1961년 5월 16일 쿠데타 당시 육군참모총장이던 그는 쿠데타군을 저지하기 위해 한강에 방어선을 구축했으나 쿠데타가 성공으로 기울자 혁명군에 가담했다. 그 덕에 19일 계엄사령관과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 취임했으며, 20일에는 내각수반과 국방부 장관으로 추대됐다. 그러나 형식상 최고 권력을 장악한 그는 정치적 야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에 박정희 소장의 쿠데타 세력이 반혁명분자로 몰아 6월 6일 요직에서 해임시켰으며, 8월 22일 중장으로 예편당하고 말았다.
이후 반혁명 내란음모 혐의로 기소돼 1962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5월 형 집행 면제로 풀려난 뒤 미국으로 망명했다. 고인은 1969년 미 미시간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1993년까지 미시간대 정치학 교수를 지냈다. 은퇴 후에는 부인과 함께 플로리다에 거주해 왔으며 수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병을 앓아 왔다. 고인은 5·16 당시 군 최고 책임자로서 쿠데타 음모를 알고도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2001년 회고록 ‘망향’을 통해 쿠데타 세력의 음모를 사건 발생 하루 전에야 파악했을 정도로 몰랐다고 주장했다.
평안북도 용천 출신인 고인은 일본 동양대 사학과와 군사영어학교를 졸업했다. 일제에 학도병으로 끌려가 중국에서 일본군 장교로 근무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백형숙씨와 아들 효수(재미 개인사업) 경수(의사) 진수(개인사업) 완수(의사)씨와 딸 윤화(미 아이오와대 의대 교수)씨 등 4남 1녀가 있다. 장례식은 8일 미국 LA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국내 연락처 02-798-3155, 011-264-2524(장정열)
성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