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음주자 43%, 주1회 ‘만취’… 한국 폭음률, 세계 평균 3배

입력 2012-08-05 22:40


남성 음주자 10명 가운데 4명은 1주일에 최소 한 차례 이상 폭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운전자 5명 중 1명은 술 마신 뒤 운전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가 5일 발표한 ‘2010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응답자의 77.7%가 최근 1년간 한잔 이상 술을 마신 경험(연간 음주율)이 있다고 답했다. 음주 분야 통계는 19세 이상 성인 6200여명을 설문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

연간 음주자 10명 중 3명(30.0%)은 ‘주 1회 이상’ 폭음했다. 성별로는 남성의 42.5%, 여성의 13.7%가 ‘주 1회 이상’ 폭음자였다.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조사한 전 세계 평균 11.5%(남자 16.1%, 여자 4.2%)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월 1회 이상’ 폭음하는 비율도 남자의 경우 10명 중 7명(65.5%), 여자는 10명 중 3명(29.4%)꼴로 높게 조사됐다. 남성의 12.5%, 여성의 2.5%는 ‘거의 매일’ 폭음한다고 답했다. 폭음이란 한 차례 술자리에서 남성 7잔(소주 기준), 여성 5잔 이상을 마신 상태다.

음주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남성의 월간 음주율(한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비율)은 2005년 72.6%에서 5년 후인 2010년 77.8%까지 높아졌다. 여성의 상승폭은 더 커져서 2005년 36.9%에서 2010년에는 43.3%로 무려 6.4% 포인트나 상승했다. 연령별 월간 음주율은 남성의 경우 30대(84.9%), 여성은 20대(52.1%)에서 가장 높았다.

음주운전 비율도 여전히 높았다. 남성의 음주운전 경험률(1년간 음주운전을 해본 비율)은 2005년 25.0%를 기록한 이후 5년간 22∼24%를 유지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2005년 6.9%에서 2010년 7.8%로 되레 높아졌다. 또 여성은 음주운전 경험률(7.8%)보다 음주운전 동승률(12.9%)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 오경원 과장은 “성인 음주율과 음주운전 관련 지표가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되고 있는 만큼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