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한국축구, ‘종가텃세’ 영국 꺾어 “여세몰아 브라질 넘어 결승가자”
입력 2012-08-05 18:58
4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한국과 영국의 8강전. 전후반·연장전 120분 1-1 무승부, 피를 말리는 승부차기 그리고 짜릿한 선방까지.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과 스페인의 8강전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감동의 현장엔 또 그가 있었다. 10년 전 한·일 월드컵 8강 스페인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완성시킨 홍명보(43) 감독. 이번엔 사령탑으로 올림픽 4강의 기쁨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다.
한국 대표팀이 승부차기 접전 끝에 ‘축구 종가’ 영국을 5-4로 물리치고 올림픽 출전 64년 만에 사상 첫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이 남녀 통틀어 메이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건 1983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2002년 월드컵(이상 4위), 2010년 U-20 여자월드컵(3위) 그리고 2010년 U-17 여자월드컵(우승)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경기 전 해외 축구 도박사들은 한국의 패배를 예상했다. 양국 선수들의 몸값을 비교하면 당연한 예상이었다. 독일 축구 이적료 평가 사이트인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제시한 선수별 시장 가치에 따르면 한국 선수 18명의 몸값 총액은 2492만5000유로(약 345억원)다. 반면 영국 선수들 몸값 총액은 무려 9575만 유로(약 1325억원)로 한국의 4배에 달한다. 결국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셈이다.
홍명보호는 8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우승 후보’ 브라질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홍 감독은 “다음 상대가 브라질이지만 우리 선수들의 지금 상태에서는 어느 팀도 두렵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결승 진출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홍명보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8강전에서 영국을 물리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축하했다.
한편 한국 펜싱은 역대 최고 성적인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로 ‘런던기적’을 일구며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여자 에페 대표팀은 4일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추가했고,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일 열린 결승전에서 루마니아를 꺾고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 금메달(한국 통산 100번째)을 목에 걸었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