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찌는 무더위에 정서도 메말라가고… 떠나요∼ 감성의 세계로

입력 2012-08-05 18:41


35도까지 치솟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시원하고 쾌적한 문화공간을 꼽으라면 미술관만한 곳이 없다. 미술관은 작품의 보존·관리를 위한 항온항습 시설로 20도 내외의 실내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주요 미술관들이 여름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미술관 탐방으로 피서도 즐기고 감성도 충전하면 어떨까.

◇명화를 감상하고 싶다면=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루브르박물관 신화와 전설’을 추천한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품 중 고대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작품을 모았다. 2m가 넘는 조각품,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도자기도 만날 수 있다.

조선후기 명작을 보고 싶다면 서울 대치동 포스코미술관에서 열리는 ‘겸재부터 혜원까지, 천재 화인 열전’을 들러보자. 겸재 정선의 ‘단발령도(斷髮嶺圖)’, 단원 김홍도의 ‘임수간운도(臨水看雲圖)’, 혜원 신윤복의 ‘수조도(樹鳥圖)’ 등을 선보인다.

◇동심의 세계로 떠나기=예술의전당 기획전 ‘미술과 놀이’가 10주년을 맞아 ‘동물의 사육제’라는 주제를 내세웠다. 작가 17명이 동물 소재 작품 150여점을 내놓았다. 크라운·해태제과가 후원하는 전시로 과자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동화책 속 프랑스 여행’이 열린다. 조엘 졸리베, 나탈리 레테, 마르탱 자리, 프랑수아 플라즈 등 프랑스 작가들이 그린 일러스트 원화 250여점이 전시된다. 그림책 도서실과 아트토이 만들기 코너도 마련된다.

◇쇼핑도 하고 그림도 보고=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신세계갤러리는 눈 쌓인 겨울 풍경을 담은 작품으로 ‘화이트 써머’ 전을 올린다. 강홍구 구본창 공성훈 권부문 이이남 임택 석철주 등이 다양한 작품을 출품했다. 눈이 내린 겨울 풍경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서울 영등포 롯데백화점 롯데갤러리에서는 ‘돌아와요! 미스터 썸머’라는 타이틀로 여름 이미지를 담은 작품을 전시한다. 김현식 노동식 오창근 전영근 등이 40여점을 내놓았다. 시원한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다 그림 감상까지 곁들인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미술관과 관객들의 만남=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은 관람객과의 소통에 초점을 맞춘 기획전 ‘두잉(doing)’을 연다. 구민자 김형관 손몽주 심래정 와이즈건축 유목연 주세균 등 7개 팀이 작업실이 아닌 미술관에서 직접 작업한 작품을 들고 관객들과 만난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브레인(BRAIN):뇌 안의 나’는 미술 작가들의 성향과 작업 스타일을 비교하면서 관람객들이 자신의 적성을 살펴볼 수 있다. 작품은 ‘완전 우뇌형’ ‘강한 우뇌형’ ‘좌뇌 성향 우뇌형’ ‘좌우뇌형’ 등 네 가지 유형별로 전시된다.

◇테마가 있는 전시=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이 개관 20주년 기념 전시로 ‘매화꽃이 있는 정원’을 마련했다. 김환기의 1950∼60년대 매화 그림과 드로잉, 이이남 권기수 구성연 등 작가들의 매화 작품이 소개된다. 매화 그림 그리기 체험코너도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에서는 ‘추상화로 감상하는 색채 교향곡’이 전시된다. ‘고요하고 강렬한’ ‘뜨겁고 눈부신’ ‘깊고 서늘한’ ‘찬란하게 빛나는’ 등을 테마로 김보희 문봉성 서세옥 황혜선 등 작가들의 청각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여행을 겸한 전시투어=경기도 가평 북한강변에 위치한 가일미술관은 ‘가지 않은 길’을 연다. 김성남 김창겸 송윤주 윤현선 이보람 한기창 황순일 등 작가들의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다. 드라이브를 즐기다 전시장에 들러 그림을 감상하기에 좋다.

경기도 안산의 경기도미술관은 한국 미국 일본의 장애인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다른 그리고 특별한’을 개최한다. 가족체험 행사 ‘생각을 열고, 마음을 나누어요’가 토·일요일 오후에 진행된다. 미술관 근처 호수공원 등을 호젓하게 산책할 수도 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