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히스패닉계 ‘정치 샛별’ 등장
입력 2012-08-03 19:41
히스패닉계인 두 젊은 정치인이 미국 양당의 새로운 정치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abc방송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인공은 정치무대에서 본격적인 검증을 받은 바 없는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41)와 민주당의 줄리안 카스트로(37)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크루즈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텍사스주 상원의원을 뽑기 위한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승리해 단번에 정계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11월 선거에서 당선되면 그는 히스패닉 최초의 텍사스 상원의원이 된다. 텍사스는 공화당의 ‘텃밭’이어서 그의 당선은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크루즈의 아버지는 독재자 카스트로의 혹독한 정치를 피해 1957년 단돈 100달러를 들고 쿠바에서 도망친 뒤 텍사스에 정착했다. 이후 접시닦이를 하며 어렵게 가정을 꾸려나갔다. 크루즈는 잘생긴 외모에 더해 가난한 어린 시절이라는 ‘스타성’까지 갖춘 셈이다.
민주당 쪽에선 2009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시장에 당선된 카스트로가 새로운 ‘샛별’로 떠올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다음 달 민주당 전당대회의 기조연설자로 그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히스패닉이면서 기조연설을 맡은 이도 카스트로가 처음이다.
오바마 진영은 기조연설자를 물색하며 오랫동안 카스트로를 관찰해 왔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2004년 42세의 오바마 상원의원이 전당대회 기조연설을 하며 차기주자로 급부상했듯, 카스트로에게도 이번 연설은 자신의 이름을 드날릴 호기다. 미 언론들은 홀어머니 밑에서 반듯하게 자란 그의 성장담과 변호사 경력 등을 두고 ‘제2의 오바마’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abc방송은 “두 사람은 히스패닉계라는 것 외에도 적지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모두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 출신의 신예인 데다 텍사스를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나이 차이가 별로 없는 또래라는 것이다. 이들은 그러나 낙태와 불법이민 등 여러 가지 쟁점에서 반대되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