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헌금 파문] 與, 지도부 온종일 ‘우왕좌왕’…박근혜,TV토론 취소에 헛걸음

입력 2012-08-04 01:24

새누리당 지도부는 3일 공천헌금 의혹을 수습하는 방안을 두고 하루 종일 우왕좌왕했다. 비박 주자들의 반박에 오전에 내린 결정을 번복했다가 경선 보이콧이란 역공을 만나자 다시 부랴부랴 대책을 찾아 부심했다.

황우여 대표는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의 입장을 각각 들었다. “사실무근”이라며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는 두 사람의 항변에 조속한 검찰 수사 촉구, 당 윤리위 진상조사, 경선후보·지도부 연석회의 개최를 수습책으로 내놨다. 탈당 요구는 없었다. 의혹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입장이 뒤집히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오후 들어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연석회의 거절 사실을 들은 비박 주자들이 ‘황우여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자 다시 최고위원회가 소집됐다. 최고위는 박 전 위원장까지 포함한 연석회의 개최 등을 약속하고, 의혹 당사자들에 대한 탈당 권유를 회유책으로 다시 내놨다. 탈당 권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땐 조치를 취한다는 약속도 함께 마련했다.

하지만 오후의 회유책도 저녁이 되면서 효력을 상실했다. 비박 주자 중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제외한 3명이 TV 토론 불참을 선언하며 경선 보이콧에 나서자 지도부는 오후 10시 세 번째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박 전 위원장은 3일 오후 9시55분 여의도 KBS 방송국에 도착했다. 방송이 취소됐다는 기자들의 말에도 입을 굳게 다문 채 분장실로 간 그는 오후 10시10분 스튜디오에까지 들어갔다가 최소 확정 통보를 받고서야 돌아섰다. 그는 “이런 식으로 보이콧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비박 주자들을 비난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