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대한체육회 ‘국제 망신’…IOC, 신아람 공동은메달 요청 “거부”
입력 2012-08-04 01:17
‘멈춘 1초’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신아람(26·계룡시청) 사태를 둘러싸고 대한체육회(회장 박용성)의 행보가 연일 지탄을 받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펜싱연맹(FIE)과 공동으로 신아람에게 공동은메달을 수여해 달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요청했지만 거부됐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공동은메달 추진은 신아람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며 앞서 FIE의 특별상 제안을 수락한 것도 은메달을 받아내기 위한 포석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체육회의 공동은메달 요청에 대해 IOC가 ‘불가’ 입장을 통보해와 체육회는 국제적인 망신만 초래하게 됐다. IOC가 체육회의 공동메달 요청을 거부한 데는 FIE가 이미 ‘판정 번복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다 부당한 판정을 빌미로 메달을 수여한 전례가 없는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식적으로 3-4위전까지 치러 4위가 확정된 신아람에게 공동은메달 수여는 명분이 없었다. IOC가 이번에 신아람의 공동은메달을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했다면 앞으로 유사한 판정 시비에 공동메달 요구가 이어져 IOC가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체육회가 이런 무리수를 둔 데는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다 ‘빗발치는 여론 무마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체육회는 명백한 오심인 이번 사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는 비난이 일자 FIE 특별상 수락에 이어 공동은메달 추진으로 난국을 돌파하려고 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피해 당사자인 신아람이 원하는 것은 오심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심으로 결승 진출이 좌절된 그에게 공동은메달은 아무런 감동이 없는 메달이다. 특별상조차 거부한 신아람이 바라는 것은 체육회가 오심 사태의 진실 규명에 애쓰고 책임자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