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한데… 왜 더 덥다고 느낄까?
입력 2012-08-03 19:05
올해 서울의 낮 기온은 예년보다 크게 높지 않지만 사람들이 체감하는 더위는 이전보다 훨씬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3일 2002년부터 10년간 서울의 낮 기온을 분석한 결과 기상학적으로 여름에 속하는 올해 6·7월의 평균 기온은 과거 10년간 평균 기온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6월 평균 기온은 29.4도를 기록해 올해 6월보다 4도나 높았다. 또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7월의 평균 기온은 29.7도로 지난 10년간 평균 기온인 28도보다 1.7도 높았지만 기상학적으로 유의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7월 말부터 더운 날씨가 며칠째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더위는 예년보다 훨씬 심해졌다. 이는 지난해와 올해 8월 초의 온도 차이가 지나치게 커서 사람들이 올 여름이 더 덥다고 느끼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8월 1일에서 3일까지 기온을 비교해보면 지난해 평균 기온은 29.1도였으나 올해는 35도를 넘으면서 무려 6도 가량 차이가 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사람의 온도에 대한 생체리듬은 1년 단위로 지난해에 맞춰져 있는데 7월 말과 8월초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특히 덥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 것은 뜨거운 바람을 몰고 온 동풍 때문으로 분석됐다. 동해에서 달궈진 바람이 백두대간을 넘어오면서 서쪽 지방의 기온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면산 산사태와 같은 호우 재해에 관한 기억도 심리적으로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서경환 교수는 “호우 재해의 기억이 강해 사람들은 지난해 여름이 서늘했다고 인식한다”며 “이 때문에 올해가 더 덥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