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과학과 만나다-복싱] 식이요법·혼합훈련 통합… 체력·기술 ‘윈윈’

입력 2012-08-03 18:56

복싱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금맥이 뚝 끊겼다. 80년대만 해도 복싱 강국이었던 한국은 24년째 ‘노골드’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런던 대회에서는 다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선수들은 금빛 펀치를 날릴 태세다. 국민일보 자문위원인 체육과학연구원 김광준 연구원을 통해 한국 복싱의 과학적인 훈련 방식을 들어봤다.

김 연구원은 2007년, 이듬해 베이징 대회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선수들이 체중관리에 힘겨워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선수들은 시합을 앞두고 2주 사이에 보통 6∼8㎏의 체중을 감량했다. 따라서 연습을 열심히 하고도 링에 올라가서는 제 기량을 발휘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제일 먼저 시작한 게 과학적 식이요법이었다.

이에 따라 김 연구원과 코칭스태프는 선수 개인별로 소변검사와 영양평가, 침을 통한 호르몬 검사 등을 한 뒤 일일이 영양 지침을 내렸다. 대부분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어 나트륨 섭취가 많았다. 또 철분 위주의 식사를 하도록 도왔다. 실제 한순철(28·서울시청)에게는 영양섭취가 균형적이지 않아 오색 과일을 먹도록 했다.

여기에 훈련 방법도 바꾸었다. 복싱 경기 방식은 2분 4라운드에서 2009년부터 3분 3라운드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COPAS(combing of power and skill training)’ 훈련법이 도입됐다. 파워와 기술을 동시에 훈련하면서 그 기능을 동반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혼합훈련이다. 2명이 1조가 돼 허리에 튜브를 걸고 등진 채 섀도복싱을 하는 방식이다. 조사 결과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와 심폐지구력은 뛰어나지만 파워가 떨어졌다. 따라서 COPAS 훈련을 통해 근력을 키우면서 펀치 기술도 연마할 수 있게 됐다.

한국 남자 복싱 대표팀의 ‘맏형’ 한순철은 2일(이하 현지시간) 라이트급(60㎏) 16강전에서 바즈겐 사파르얀츠(벨라루스)를 판정승으로 물리치고 준준결승에 올랐다. 라이트플라이급(49㎏) 세계랭킹 1위 신종훈(23·인천시청)도 5일부터 링에 올라 24년간 끊긴 한국 복싱의 금맥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