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장미란 “지키기보다 도전할 것”

입력 2012-08-03 18:56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이다. 세계를 들어올릴 준비는 끝났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2004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장미란(29·고양시청)이 생애 세 번째 올림픽 플랫폼에 선다. 장미란은 5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리는 여자 역도 최중량급(75㎏이상)에 출전한다. 장미란은 런던에 입성하며 “주어진 시기에 목표한 기록에 도전하고 성공하겠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미란이 올림픽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위해 넘어야 할 상대는 중국과 러시아의 신예 선수들이다. 중국의 저우루루(24)는 개인 합계 기록이 328㎏이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다. 러시아 타티아나 카시리나(21)는 327㎏의 기록으로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 장미란을 꺾은 바 있다. 장미란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이후 골반, 허리, 왼 어깨 등 부상으로 주춤할 때 젊은 경쟁자들은 그의 베이징올림픽 세계기록(326㎏)을 깨며 앞서갔다.

장미란도 이 점을 잘 안다. 그는 지난달 태릉선수촌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정상을 지키기보다는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출전한다”면서 몸을 낮췄다. 또 “정상급 실력으로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말은 금메달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장미란의 몸은 혹독한 훈련으로 얼룩져 있다. 바벨을 쥐기 위해 손에 감는 붕대 탓에 피부가 쓸려 손등이 검게 변했다. 장미란은 또 올림픽 첫 출전인 신예들과 달리 메이저 대회 플랫폼에 올라 실수한 적이 없을 정도로 노련한 경기 운영을 자랑한다.

사실 역도 선수로서 장미란은 이룰 수 있는 건 이미 다 이뤘다. 올 초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여자 역도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을 달성했다. 남은 건 여자 역도 올림픽 3연속 메달리스트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괴력을 뽐내면서도 수줍게 웃는 ‘피오나 공주’ 장미란이 오늘도 기도하는 이유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