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英 조직력·포백 약점… 중원 싸움이 4강 가른다

입력 2012-08-03 18:56


홈 어드밴티지, 편파판정 우려, 관중의 야유….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5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악조건 속에서 런던올림픽 주최국 영국과 8강전을 벌인다. 무대는 영국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이다.

홍명보 감독은 현지시간으로 2일 오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게 축구다. 우리 선수들은 이번 영국과의 8강전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성용 vs 긱스 “중원을 지배하라”=한국과 영국의 8강전 관전 포인트는 중원 싸움이다. 한국 미드필드의 핵심은 기성용(23·셀틱)이다. 기성용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서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다. 또 틈만 나면 전방 공격수들에게 받아먹기 좋은 패스를 찔러줬다. 한국의 빠른 공격은 기성용의 발끝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성용이 주축이 된 미드필더진 덕분에 한국은 예선 3경기 모두 허리싸움에서 이겨 1승2무(2득점 1실점)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한국에 기성용이 있다면 영국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전설 라이언 긱스(39·맨유)가 있다.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로 합류한 긱스는 영국의 중원 사령관이다. 영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주로 4-2-3-1 전술을 사용했는데, 예선전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를 맡은 긱스가 전반적인 공격을 조율했다. 중원 사령관 긱스의 활약으로 영국은 A조 1위(2승1무)로 가뿐히 8강 고지에 올랐다. 햄스트링 경직을 호소한 긱스는 마지막 우루과이전에 결장해 체력 안배도 해둔 상태다.

◇영국의 ‘모래알 조직력’을 흔들어라=영국은 이번 올림픽에 대비해 4개 축구협회(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단일팀을 준비했다. 하지만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비협조로 사실상 잉글랜드와 웨일스로만 꾸려진 ‘반쪽 단일팀’이 되고 말았다. 더욱이 함께 발을 맞춰 볼 시간이 부족해 조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격진은 개개인의 능력이 워낙 뛰어나 예선 3경기에서 5골을 뽑아냈지만 포백 수비진은 약한 조직력 때문에 종종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영국의 약점인 포백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의 고민은 영국과의 8강전까지 주어진 이틀 동안 바닥난 선수들의 체력을 빨리 끌어올리는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와 포백 등은 예선 3경기 모두 풀타임 가까이 소화하는 체력전을 펼쳤다.

홍 감독은 “영국은 전형적인 4-2-3-1 전술을 바탕으로 측면 공격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의 위치 선정이 좋다”고 평가했다. 영국 팀의 경기 비디오를 확보한 홍 감독은 몇 번이고 재생해 보며 필승 전략을 다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