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예금 ‘뭉칫돈’ 몰려… 한달새 130만 달러 예치
입력 2012-08-03 19:04
정부가 지난 6월 말 외화예금 확충 방안을 발표한 뒤 국내 외화예금 계좌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한 번에 10만 달러 이상을 맡긴 개인 자산가도 다수로 알려졌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우리은행의 ‘환율케어 외화적립예금’ 상품에는 현재까지 130만 달러가 새로 예치됐다. 이 중 125만 달러는 일시납(거치식) 예금, 나머지 5만 달러는 적금 형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시납 예금에는 10만 달러를 웃도는 거액 예금이 여럿 포함돼 있다. 금융당국은 이 거액 예금이 실수요 자금인지 투기 자금인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은 거액을 예치한 개인 자산가가 국내 거주자보다는 해외 거주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원화 형태로 돈을 찾을 국내 거주자라면 환율 변동성 문제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루에 10원 가까이 환율이 등락한다면, 금리가 1% 포인트 이상 높다고 해도 외화예금은 국내 거주자에게는 별다른 매력이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외화 형태로 돈을 찾을 해외 거주자(외국인·재외동포)라면 환율 변동성의 문제에서 자유롭다. 해외 거주자의 경우 정부가 외화예금 이자소득세를 면제하는 등 각종 세제 혜택을 검토한다는 점도 국내 거주자보다 유리한 요인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국내 외화예금이 금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국내의 1년 만기 외화예금 금리는 1.7% 수준이지만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거의 제로금리”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최근 한 아시아계 국부펀드가 국내 은행에 외화예금 예치 뜻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