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성형 열풍] 커가면서 수술 부위 변형·일찍 얼굴뼈 손대면 기형화… 최소한 사춘기 지나 해야
입력 2012-08-03 18:33
성형을 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면서 방학을 맞아 성형외과를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유행을 좇아 선뜻 성형수술을 받았다가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외모 콤플렉스를 겪는 등 악순환에 빠지기도 한다. 심지어 성형 때문에 학교에 가지 못하거나 주위 친구들을 마주하지 못해 대인기피증을 보이거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청소년들도 있다.
성형수술에는 두 종류가 있다. 선천성 기형이나 사고로 비정상적으로 바뀐 외형을 바로잡아주는 재건성형과 기능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낮은 코를 높이거나 쌍꺼풀을 만드는 것과 같은 미용성형이다. 이 중 최근 들어 청소년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가 미용성형이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성호르몬 분비와 급격한 생리적 변화를 경험하는 사춘기 전후의 성장발달 단계라서 청소년들이 미용성형을 할 경우 수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는 “중고생이라고 하더라도 본인 외모 가운데 특정 부위에 대한 콤플렉스가 아주 심하고, 그로 인해 교우관계나 사회적 적응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반안면왜소증’과 ‘구개구순열(언청이)’, 한쪽으로 머리와 목이 비대칭적으로 쏠린 ‘사두증(斜頭症)’, ‘사경증(斜頸症)’ 등이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 어려서부터 단계적인 외모 및 기능 개선을 통해 사회생활에 위축되지 않도록 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때도 성형수술이 모든 것을 다 바꾸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미리 주지시키고, 심리적으로도 본인 스스로 이겨내야 할 게 많다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교육시켜야 한다.
성형수술에 적령기가 있다는 점도 새겨야 한다. 7세 전후 재건성형이 필요한 소이증 등 일부 선천성 기형을 제외하곤 성형수술은 대부분 아무리 빨라도 사춘기가 끝난 후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청담아이비성형외과 조성덕 원장은 “어떤 성형수술이든지 몸의 성장이 끝난 이후에 하는 것이 원칙이고, 자라는 나이에 수술을 하게 되면 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골격 성장과 함께 수술 당시와는 다른 형태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동양인 얼굴은 만 12세 무렵 성인 크기 기준 90% 수준에 이르게 되지만, 사춘기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16∼18세까지 계속 성장하게 돼 수술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원장은 이 시기에 얼굴뼈를 인위적으로 건드리게 되면 그 부위의 성장이 둔화돼 되레 기형화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흔히 주걱턱이나 무턱 환자들에게 시행되는 양악수술은 물론 심지어 융비술(코를 높이는 수술)도 안면의 골격 성장이 완전히 끝나는 만 18세 이후에 하도록 성형외과 의사들이 권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성형외과 배태희 교수는 “값이 싼 곳만을 찾아 부모 몰래 성형수술을 받곤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으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굳이 어린 나이라도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부모 동의 하에 적정 수술 시설과 안전 감시 시스템을 충실히 갖춘 성형외과를 찾아야 그나마 안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