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엄숙한 시간
입력 2012-08-03 18:04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금, 이 세상 어딘가에서 울고 있는 사람,
까닭도 없이 이 세상에서 울고 있는 사람은
나를 위해 울고 있습니다.
지금, 밤의 어딘가에서 웃고 있는 사람,
까닭도 없이 밤에 웃고 있는 사람은
나를 향해 웃고 있습니다.
지금, 이 세상 어딘가를 걷고 있는 사람,
까닭도 없이 이 세상을 걷고 있는 사람은
나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지금, 이 세상 어딘가에서 죽어 가고 있는 사람,
까닭도 없이 이 세상에서 죽어 가는 사람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