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종교인과 신앙인 (14)

입력 2012-08-03 14:57

이슬람과 다원주의

얼마 전, 프랑스의 한 제약회사 사장이 본사를 방문했다.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었다.

그는 20여 년 전에 레바논에서 이주해 온 이슬람 신도라고 했다. 나는 이슬람에 대해 알고 싶어 다양한 질문을 해 보았다. 이슬람은 어떤 것이며 그들이 믿는 신은 무엇인지, 유대교와 기독교에 비해 어떤 것들이 다른지를 물어봤다. 책에서 접한 학자들의 주장과 실제 신도가 믿고 있는 것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에서 했던 질문이었다.

그는 알라와 하나님을 같은 존재라고 했다. 자신들은 아브라함과 모세, 다윗 등 구약에 나오는 선지자들을 모두 믿고 있으며, 예수님까지도 선지자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마호메트는 맨 마지막 선지자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자신들이 믿는 알라는 영이시기 때문에 하나님은 육체를 가진 아들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을 잘했다. 그렇다면 당신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고 메시아인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고 확실히 이야기했다.

비즈니스에서는 종교 논쟁을 피하는 것이 원칙이라, 나는 계속 질문만 해보았다. 당신들의 종교에는 프랑스에서 하는 인스턴트 데이트를 하지 못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빙긋이 웃으며, 자신들은 네 명의 아내를 둘 수 있고, 맨 마지막 한 명을 남겨두고 결혼을 하며, 일주일 후에 이혼 증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는 첫째 부인의 동의 없이도 가능하다고 했다. 나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재차 물었다. 당신의 부인은 몇 명이냐고. 그는 자신의 부인은 한 명이며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부인에게 죽을지도 모른다며 목에다 손을 갖다 댔다. 그 모습이 재미있어 또 한 번 웃었다.

이 일을 계기로 이슬람 선교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몇 년 전 이슬람 선교 전문 교수를 초청해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때 그 교수는 이슬람의 알라가 전혀 다른 신이며 그들이 믿는 것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며 이슬람 종교에 대한 혐오감을 나타냈었다. 그런데 내가 신도로부터 직접 들은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인지라 나도 정리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님이 메시아이고 우리의 원죄를 해결해 주신 분이며 이 분만이 하나님께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설명해야 선교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진심에서 그들의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구원의 길을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기독교의 교세를 넓히기 위한 선교는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들을 설득할 만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 볼 예정이다. 내가 씨를 뿌리면, 하나님께서 거두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요즘 신학은 좀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석가탄신일에 가톨릭과 기독교 단체들이 절에 축하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TV에서는 스님과 목사님이 옷도 바꿔 입은 채 악수를 나누는 모습을 본다. 소위 종교다원주의라는 신학이다. 이슬람, 불교, 기독교, 천주교 모두에게도 구원의 길이 있다는 신학이다.

그리스도 이외에도 구원이 있다면 그들을 전도할 목적도 방법도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그들과 휴전하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은 하지 말자는 이론이다. 과연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교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다원주의는 원래 불교의 전신인 힌두교의 힌두이즘에서 유래된 종교 이론으로 알고 있다. 이것이 언제부터 기독교 교리가 된 것일까.

종교 평화는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이론은 그럴 듯하지만, 기독교의 본질을 지나치게 훼손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신학 사상은 베드로 사도가 ‘너희 중에 거짓 선생이 있으리라. 저희는 멸망케 할 이단을 가만히 끌어들여 그리스도를 부인하고 멸망을 스스로 가져오는 자들이라.’는 성경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동시에 신이시며 완전한 사람이시라는 신앙 고백을 다시 한 번 해본다. 이것을 부인하는 자들은 이단이라는 어느 신학자의 외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