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담수는 녹조 비상, 해수는 적조 비상
입력 2012-08-02 19:31
계속된 폭염으로 담수에서 녹조가, 바닷물에서는 적조가 나타나 자치단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상수도 취수원인 낙동강과 대청호, 의암호 등에서는 녹조현상이 심각해 수돗물을 위협하고, 어민들은 양식어장 관리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뭍에선 녹조현상=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는 2일 최근 기온 상승과 보 건설로 인한 유속 정체 등으로 낙동강에 녹조류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낙동강 함안보 상류 본포취수장의 경우 인근에 녹조가 심각해 창원시 의창구와 진해구 주민들의 ‘악취 수돗물’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녹조는 정수과정에서 정수효율을 떨어뜨려 약품을 과다 사용하게 되며, 녹조 분비물로 인해 발생되는 물비린내와 흙냄새 등의 악취가 정수과정에서도 사라지지 않는다.
대전과 충남북 주민의 식수원인 대청호에도 녹조가 확산되고 있다.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유역은 녹조 덩어리가 수면을 덮어 호수가 온통 녹색으로 변했다. 이런 추세라면 이달 중순쯤 조류주의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높다. 대청댐관리단은 녹조 방제계획을 수립해 대비 중이다. 춘천 의암호에도 소양1교를 중심으로 녹조가 확산, 수중 생태계 파괴와 악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바다에선 적조현상=4년 만에 유해성 적조가 발생한 남해안에는 적조 주의보가 발령돼 어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는 1일 적조띠의 해상가두리 양식장 접근을 막기 위해 화물선 2척을 동원, 적조생물 코클로디니움의 천적 역할을 하는 황토를 12t 살포했다.
통영 앞바다 적조생물 개체 수는 적조주의보 기준치인 바닷물 ㎖당 300개체를 초과한 1000개체로 조사됐다. 이 적조가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덮치면 어류 폐사 등 피해가 우려된다. 한 어민은 “자식 같은 물고기들이 죽을까 걱정돼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경남 고성군은 이날 적조피해예방 대책협의회를 가졌다.
이번 적조는 여수 해역을 시작으로 전남 남해안을 위협하고 있다. 여수 화태도와 월항도, 자봉도 인근 해역에서는 적조생물이 20∼30m 정도의 띠를 이룬 채 발견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올해 적조는 무더위로 바닷물 표층 수온이 예년보다 1∼3.5도 정도 높아 중급 규모 이상으로 8월까지 지속적으로 범위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적조 발생조건이 2003년 당시와 비슷해 적조대란에 대한 불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3년의 경우 남해안에서 발생한 적조가 62일간 지속되면서 강원 강릉까지 확산돼 215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통영=이영재 기자, 전국종합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