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북한인력시장 실태… 北근로자 15명에 보위부 1명 배치

입력 2012-08-02 22:18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으로 몰려들면서 중국 기업들이 이들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동북지역의 경우 북한 근로자들은 식품가공, 봉제공장, IT 등 분야에서 환영받는 인력으로 꼽힌다. 북한에는 외화벌이 수단이 되고 중국에는 질 높은 노동력이 되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중국 근로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야를 메워주는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보위부 요원이 감시=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근로자들은 15명 정도에 북한 국가보위부 요원 1명이 배치된다고 베이징의 대북 소식통이 밝혔다. 국가보위부 요원들이 이들의 생활을 엄격히 통제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은 주로 공장과 숙소를 오가는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중국 근로자처럼 직장을 옮기는 경우가 애초에 불가능하다. 이들은 숙련된 인력인데다 학력, 충성도 등을 엄격히 심사받고 중국으로 온 만큼 사업장에서도 고분고분하며 일도 잘하는 편이다.

이들의 임금 수준은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00∼2000위안(약 26만∼35만원) 안팎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60∼70%는 북한 정부 및 북한 측 인력송출회사, 중국 측 인력중개회사 몫이다. 인력 중개를 하는 양국 회사는 각각 임금의 10%가량(2000위안일 경우 200위안)을 받는다.

이에 따라 북한 근로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월 400∼600위안(약 7만∼1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액수도 이들에게는 상당한 수입이라고 대북 소식통은 전했다.

◇동북지역 중국 기업에는 큰 도움=랴오닝성 선양(瀋陽)에 있는 한 기업인은 “동북3성 주요 도시에서는 북한 근로자를 쓰는 중국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며 “중국 인력이 선호하지 않는 업종의 경우 북한 인력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력을 쓰고자 하는 중국 기업은 일정한 자격을 갖추도록 돼 있다. 투자 자본금이 100만 달러를 넘어야 하며 1년 이상 기업을 운영한 실적이 있어야 한다. 이 경우에도 북한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20%를 넘어서는 안 된다. 이들 기업은 북한 근로자들에게 의료·산재 보험을 들어주고 숙식을 책임지며 북한 측에서 파견한 국가보위부 요원 인건비도 부담하고 있다.

◇베이징 시내 서비스업에도 진출=중국 내에 불법 체류하고 있는 북한 노동력은 각 지역의 다양한 업종에 퍼지고 있다.

최근에는 베이징의 서비스 업종에서도 일하기 시작했다. 시내 중국식당 ‘Z’의 경우 북한 종업원 20명가량이 일하고 있으며 ‘L골프장’ 내 식당에서도 20여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주요 도시에 있는 북한 식당의 경우 대부분 중국 측과 합작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북한 종업원은 정식 사업 계약에 따라 예술인 등으로 파견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식당 등에서 일하는 종업원 상당수는 불법체류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대북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