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아람이의 눈물 닦아주자’… 한국펜싱 강세 이끌어
입력 2012-08-02 19:23
‘멈춰 버린 1초’의 억울함을 뒤로하고 한국 펜싱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신아람(26·계룡건설)의 ‘1초 사건’으로 선수들의 정신력이 더욱 단단해진 게 첫 손가락으로 꼽힌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 진출한 신아람은 연장전 1초를 남기고 세 번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네 번째 공격을 허용해 패배했다. 당시 대표팀은 이를 국제펜싱연맹(FIE)에 제출했지만 기각당하는 설움을 겪었다. 억울한 사건에 선수들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다음날 대표팀의 ‘맏형’ 최병철(31·화성시청)은 동메달을 딴 후 “어제 아람이가 펑펑 우는데 나도 눈물이 났다. 나도 자꾸 억울한 생각이 들어서 혼자 분을 삭이려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 메달은 아람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1일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김지연(24·익산시청)도 “오심의 여지를 두지 않으려 더 악착같이 뛰었다”고 밝혔다.
강도를 높이는 것보다 집중도를 올리는 쪽에 초점을 맞춘 훈련도 한국이 펜싱 강국이 되는 데 일조했다. 대표팀은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현지 적응훈련에서 동작 반복 등 물리적 훈련보다는 ‘면벽 대련’이나 ‘이미지 트레이닝’ 같은 ‘정신적’ 훈련에 집중했다. 순식간에 찌르거나 베는 펜싱 경기의 특성상 ‘집중’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펜싱 대표팀 김용율 감독은 “선수들이 휴대전화나 태블릿PC로 경쟁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돌려 보는 등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선수들의 정신력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