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트레이닝복 주머니에 손 넣고… “동네 누나가 금메달 땄네”

입력 2012-08-02 19:08

김장미가 금메달을 따낸 런던올림픽 여자 사격 25m 권총 결선엔 제대로 된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가 드물었다. 대부분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김장미도 남색 트레이닝복 상의의 지퍼를 가슴 부근까지 올리고 왼손을 바지 주머니에 쑤셔 넣은 채 격발했다.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딴 진종오도 마찬가지였다. 반바지에 반팔티를 입고 권총을 쏜 선수도 있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슈퍼에 라면 사러 가던 동네 아저씨가 금메달 땄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언은 김장미를 향해 “오락실에서 총싸움하는 동네 누나 같다”고 남겼다.

권총 사격의 복장 규정은 특별히 정해진 게 없다. 권총 종목엔 딱 두 가지 복장 규정만 있다. 신발과 사격 안경이다. 신발은 복사뼈 위로 올라오는 것은 신을 수 없다. 신발이 발목을 감싸면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맨발이나 슬리퍼 차림으로 사격을 해도 상관없다. 사격 안경은 시선이 좌우로 분산되지 않도록 안경테 양옆에 가리개를 덧대는데 크기가 높이 3㎝, 길이 10㎝를 넘어선 안 된다.

그러나 소총 종목은 복장 규정이 엄격한 편이다. 특히 공기소총은 약 8㎏에 달하는 무거운 사격복을 입어야 한다. 신발 무게까지 합하면 12㎏이 넘는다. 4.5㎏에 달하는 무거운 총 때문에 몸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이다. 김장미는 금메달을 딴 뒤 언론 인터뷰에서 “딱딱한 사격복을 입어야 하는 소총보다 편안한 복장의 권총이 적성에 맞았다”고 말했다.

올림픽 사격의 권총 종목은 공기의 압력으로 총알을 발사하는 10m 공기권총과 25m·50m 권총 등 세 종목이 있다. 본선에선 최고 점수가 10점이지만 결선에선 경기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점수를 더 촘촘하게 나눠 만점이 한 발에 10.9점이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