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라마단’… 이슬람주의자 풍자 소말리아 코미디언 피살

입력 2012-08-02 22:04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이 핏빛 갈등으로 물들고 있는 모습이다.

AFP통신은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몽토방의 살람 모스크 정문 기둥에 돼지머리 2개가 매달려 있었다고 보도했다.

몽토방 모스크의 책임자 하지 모하메드는 AFP에 “무슬림들이 불결한 동물이라 여겨 금기시하는 돼지로 이슬람을 모욕한 경멸스러운 행동”이라고 성토하며 “특히 라마단 기간에 이런 일이 벌어져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프랑스 무슬림종교위원회(FCMF)도 이번 일을 ‘종교 간 혐오와 차별을 부추기는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범인들을 신속히 검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건이 종교 갈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몽토방 모스크에 보낸 서한에서 “프랑스 무슬림들의 존엄성을 훼손한 도발에 분노한다”고 강조하며 수사당국은 범인들을 잡아 단호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소말리아에서는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을 풍자해 온 코미디언이 살해당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코미디 연출자 겸 연기자인 압디 말라크 마르샬레가 지난달 31일 수도 모가디슈에서 라디오 방송국을 나서다 무장괴한 2명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동료들은 “내전으로 찢어진 나라에 웃음을 주던 코미디언을 잃었다”고 슬퍼하며 “소말리아인들이 좋아하던 희극계의 지도자를 떠나보낸 암울한 날”이라고 애도했다. 마르샬레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를 희화화하는 코미디를 선보였고 청소년들이 무장반군이 되는 것을 막는 보호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