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평균 19조 거래… 채권시장 불 붙었다
입력 2012-08-02 18:58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의 거래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외국인 투자비중이 높아지는 등 채권시장이 뜨겁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채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장내·장외상품을 합쳐 19조4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3조2540억원)보다 43.7% 증가한 수치다.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이 같은 기간 8조840억원에서 5조8280억원으로 27.9%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채권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점은 금융회사들의 결제대금 추이로도 확인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채권 결제대금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장내시장에서는 44.7%, 장외시장에서는 7.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 결제대금은 57.1% 줄어들었다.
‘큰손’ 외국인도 국내 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6월 7조1000억원대의 국내 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다. 유럽계와 미국계가 각각 3조6000억원, 2조2000억원을 사들여 매수세를 주도했다. 외국인의 전체 채권 보유 규모는 88조3000억원까지 확대됐다.
금융투자업계는 국내 채권시장의 활황을 유럽 재정위기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현상으로 파악한다. 주식시장의 자금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채권시장으로 쏠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채권시장이 장기물 위주로 편성된 점도 채권시장 성장에 한몫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장기채의 발행 비중을 높이려는 정책, 안전자산을 확보하려는 시장의 수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