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검증논란 관련 “사랑의 매로 생각”

입력 2012-08-02 18:35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2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랑의 매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오후 2시쯤 서울대 학사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대학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인정하고, 해명할 게 있다면 당당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 구명 논란’ ‘대기업 인터넷은행 참여 논란’ 등 본격화된 안철수 검증 작업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 원장은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지지율이 온전한지 아닌지 들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지지율 판단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가능하면 많은 (국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순서인 것 같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곧 행동과 실행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날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여러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금 변호사는 “안 원장이 독자적으로 탄원서를 썼다면 최 회장과 어떤 특별한 관계가 있는지 문제가 될지 몰라도 그런 게 아닌데 다른 근거도 없이 ‘두 사람이 무슨 동업자 관계다’ 하는 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는 데 투자한 게 아니고 안철수연구소의 자회사가 인터넷 보안회사여서 업무상 관련이 있어 (연구 차원에서) 3000만원을 증자하는 데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의 비판에 대해선 “안 원장은 ‘내가 틀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안철수 때리기’가 본격화되자 민주당에선 그를 감싸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은 독자 행보를 하는 안 원장에 대해 공개적 언급을 꺼려왔다. 민병두 의원은 고위정책회의에서 안 원장을 비판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본인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이중잣대를 대는 자가당착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이 2004년 말 경제 5단체장과 만나 나눈 대화록을 보면 사실상 대기업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것이다. 민 의원은 “안 원장의 탄원서 서명이 재벌총수 개인을 위한 것이었다면, 박 전 위원장의 행태는 분식회계를 한 재벌들에 대한 포괄적 사면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박 전 위원장은 안 원장의 구명운동 논란에 대해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는 것 아니냐. 경제민주화의 핵심 내용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이종걸 최고위원도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아진 김유나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