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티아라로 옮아간 타인에 대한 집요한 관심
입력 2012-08-02 18:34
아이돌그룹 ‘티아라’ 멤버 화영이 소속사로부터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받은 것을 계기로 네티즌들이 ‘티진요’(티아라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개설했다. 화영이 다른 멤버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뭉친 것이다. 화영은 ‘왕따설’이나 ‘불화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소속사가 누차 밝힌 상황이어서 지나친 의혹제기는 적절치 않다.
티진요는 개설 4일 만에 무려 33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할 정도로 확산일로에 있다. 이들은 티아라 소속사 건물 앞에서 왕따설의 실체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티아라의 일본 컴백 반대 서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피해자격인 화영이 트위터를 통해 “멈춰 달라”고 당부했건만 티진요는 아랑곳하지 않고 10만건 이상의 글을 올리고 있다. 고개 숙인 화영의 사진을 올리고는 “기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나머지 멤버들에게는 입장을 밝히라고 윽박지르기도 한다. 일부 회원은 티아라의 해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회원 3명이 법정구속된 것이 엊그제인데 네티즌들이 집단 사이버 시위를 벌이는 일이 다시 발생해 심히 염려스럽다. 인터넷 속성상 시간이 흐를수록 근거가 없거나 부족한 사실들이 이 커뮤니티를 도배할 것이 뻔한데 제2의 타진요 사태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턴가 연예인 등 타인에 지나칠 정도로 집요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관심이 그 사람의 인격에 대한 존중과 배려보다는 질투와 시기에 터 잡았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티진요도 인기 절정인 티아라의 성공에 대한 드러나지 않는 파괴적 악감정이 작용했다고 부인하긴 어려울 것이다.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척하며 한류의 첨병인 아이돌그룹에게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철없는 행동을 속히 접기 바란다. 소통이 부족했던 소속사도 멤버들의 중재에 힘쓰면서 일이 왜 이렇게 확산됐는지 내부점검과 함께 자성의 기회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