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북한 역도 ‘폭풍 성장’… 남녀 6명 출전, 벌써 金3 銅1

입력 2012-08-02 18:57

북한 역도가 세계를 들어 올리고 있다. 역도에서만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고, 여자 유도 우승까지 합치면 벌써 금메달 4개다. 북한이 올림픽 출전 역사상 최고 성적을 낸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금4, 동5)의 기록을 뛰어넘을 기세다.

북한 여자 역도 69㎏급 대표인 임정심(19)은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에서 인상 115㎏, 용상 146㎏ 합계 261㎏을 들어 조국에 네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앞서 64㎏급의 김은국(24)은 합계 327㎏을 들어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56㎏급 엄윤철(21) 역시 용상에서 168㎏에 성공해 세계에서 자기 몸무게의 세 배를 들어올린 다섯 번째 사나이로 기록됐다. 여자 48㎏급 양춘화(21)의 동메달까지 합치면 북한은 역도에 출전한 남녀 6명 가운데 4명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괴력의 비밀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북한 역도는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금메달 1개에 그쳤고, 2004년 아테네와 2000년 시드니에선 노메달이었다. 4년 만의 폭풍 성장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엉뚱한 대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시상식 후 회견장에 나온 임정심과 선수단 임원은 트레이닝과 마인드 컨트롤 등 기술적 부분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임정심은 대신 “경애하는 김정은 장군님께 금메달을 갖고 달려가 안기고픈 마음뿐”이라고 했다. 다른 임원은 역시 “우리가 새로 시작하는 때를 맞춰 축적된 힘을 폭발하는 것”이라며 3대 세습 은둔왕조 출현을 기리는 데만 집중했다.

스포츠에서도 은둔 전략을 쓰는 북한의 시도는 성공적이다. 역도에선 상대 선수가 얼마나 더 들어올릴지 미리 계산한 뒤 이에 맞춰 자신이 추가로 들어올릴 무게를 결정한다. 하지만 북한 선수들은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조차 나이와 키, 몸무게 이상의 정보를 찾기 힘들다. 역대 출전 기록과 취미까지 빼곡하게 적어 놓은 우리 선수들과 대조적이다. 선수 정보 은폐와 더불어 역도 최강국인 중국과의 교류, 지독한 훈련 시스템 정도가 북한의 비결로 추정될 뿐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