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폭염에 힘드시죠… 시원한 교회 친교실로 오세요”… 인천 해인교회, ‘냉방 쉼터’ 제공
입력 2012-08-02 20:32
인천 계산동 해인교회(김영선 목사)가 폭염에 시달리는 이웃 어르신들을 위해 냉방시설이 잘된 교회
공간을 개방했다. 1일 서울의 낮기온이 35.3도를 기록해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되고 경북 경산은
전날 최고기온이 40.6도까지 치솟는 등 극심한 무더위로 이웃들이 목숨까지 잃는 상황을 더 이상 두
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해인교회는 최근 폭염으로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이웃들이 숨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역 내 쪽방
거주민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즉시 교회 외벽에 ‘어르신들, 집이 더우
면 해인교회로 오세요’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월∼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원한 냉
방시설을 갖춘 친교실을 개방했다. 교회는 더위를 피해 찾아오는 지역 노인들에게 냉방 서비스뿐 아
니라 무료급식(점심)과 다과 제공, 런던올림픽 경기 시청 및 차량운행 등도 지원하고 있다.
살인적 폭염을 피해 교회를 찾은 노인들은 교회의 지원을 더할 수 없이 반겼다. 쪽방 주민 김모
(73·여)씨는 “쪽방에서는 덥고 습한 공기 때문에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교회에서 직접 차를
보내 이렇게 시원한 공간으로 데려와 주니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84·여)씨도 “더위를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식사와 간식까지 제공돼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담임목사는 “교회가 사회적 필요에 맞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했을 뿐”이라며 “지역사회
를 섬기는 것도 교회의 중요한 일이므로 이런 운동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인교회는 1998
년부터 14년간 노숙인과 지역 내 노인 대상 점심 무료급식을 해 왔다.
폭염은 인명피해가 많은 기상재해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태풍이나 홍수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해도 있었다. 올해만 벌써 8명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복지선교부장
이준모 목사는 “폭염이 일상적인 자연현상이라 취약계층의 고통에 무관심할 수 있지만 서민들에겐
매우 힘겨운 싸움”이라며 “한국교회가 더위로 인해 고생하는 어려운 노인들을 먼저 나서서 돌봐주기
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