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초등 5학년의 상상이 만들어낸 영어 동화 17편

입력 2012-08-02 18:19


행복한 열 살 지원이의 영어 동화/배지원·최명진(남해의봄날·1만2500원)

영국 런던 근교의 한 초등학교 5학년인 배지원양의 상상 속에는 ‘베지랜드’가 있다. 베지랜드에는 이란성 쌍둥이 토끼 로리와 도리가 살고 있다. 토끼들의 엄마 아빠와 선생님, 친구들도 있다. 지원이가 4학년 때 학교에서는 매주 작문 숙제를 내줬다. 담임 교사였던 사라 밀러는 숙제로 이야기를 써보면 좋겠다고 권했다. 지원이는 평소 좋아하던 토끼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썼고, 선생님은 이야기가 재미있다며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책도 만들어보라고 했다. 이 책은 지원이가 1년 동안 토끼들이 사는 세상을 배경으로 쓴 17편의 에피소드를 모은 영어 동화책이다.

지원이의 아빠는 평범한 직장인, 엄마는 전업주부. 지원이는 값비싼 영재교육이나 특별한 글쓰기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다만 아빠는 최선을 다해 함께 놀아주었고, 엄마는 지원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소소하지만 따뜻한 일상이 상상력의 든든한 뿌리가 됐다. 이 책에는 동화책 글쓰기의 비법이 담겨있지 않다. 대신 지원이가 쓴 영어 동화, 아이와 엄마 최명진씨가 함께 번역한 우리말 동화, 아이에게 끊임없는 칭찬과 함께 연습할 과제를 제시한 교사의 코멘트가 실려 있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