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송대남·정훈 감독 눈물의 ‘맞절 세리머니’… ‘동서지간’ 특별한 인연

입력 2012-08-02 18:42


송대남(33·남양주시청)과 정훈(43) 유도 대표팀 감독의 남다른 인연이 눈길을 끈다.

송대남의 아내 김정은(30)씨는 정 감독의 막내 처제다. 송대남의 성실함에 매료된 정 감독이 직접 중매를 섰고 3개월 만에 결혼까지 이어졌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선수촌에서 송대남을 만났는데 무척 성실하고 착실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중매를 섰다. (송대남의) 아들이 이제 석 달 됐다”고 소개했다.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동서지간으로 발전된 것이다.

가족의 끈으로 엮였기 때문일까. 금메달을 거머쥔 순간 두 사람은 다른 사제지간보다 훨씬 뭉클한 장면을 연출했다. 송대남은 승리가 확정된 뒤 정 감독부터 찾았다. 정 감독은 경기 내내 큰 목소리로 코치를 하다가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퇴장 당하는 바람에 현장에 없었다. 송대남은 경기장으로 뛰어온 정 감독과 얼싸안고 굵은 눈물을 흘렸다. 땅바닥에 넙죽 엎드려 큰절까지 올렸다. 수많은 시련을 견디고 런던올림픽 금메달까지 자신을 이끌어준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겼다. 정 감독도 묵묵히 자신을 믿고 따라준 제자이자 아랫동서에게 맞절로 화답했다.

정 감독은 ‘김재범이 금메달 땄을 때보다 더 많이 눈물을 흘린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너무 좋아서 그랬다. 어제(김재범 금메달)도 많이 울고 오늘도 많이 울고 싶다”면서 활짝 웃었다.

송대남의 미니홈피에는 ‘우연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르는 만남을 영원으로 이끄는 것이 인연이다’라고 써 있다. 유도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되는 ‘불굴의 사나이’ 송대남이 앞으로 어떤 인연을 만들어 나갈지 주목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